北 벼랑끝 도발에 美 ‘보상無’ 원칙고수

북한의 2차 핵실험 예고 등 계속되는 도발에도 미국은 ‘잘못에는 보상 없다’는 일관된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은 도발을 통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지만, 미국은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협상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작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정에 반발, 6자회담에 영구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핵 재처리 시설을 재가동하고 2차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국면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미국을 협상장으로 불러내 핵보유국 인정과 경제적 지원을 얻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북한은 상황을 계속 복잡하게 만들어 이전 두 행정부에서 얻었던 이득을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계속 얻고 싶어 한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일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북한의 최근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북측에 명확히 하고 있다”며 “우리 행정부는 그들에게 어떤 경제적 지원도 할 관심도 없고, 그럴 의향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간단 명료한 무시 전술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분명히 하기 위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고 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궁극적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를 공언하고 있어 북한의 전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향후 북한의 행동에 특별한 변화가 없을시 미 행정부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상응하는 제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여기자 2명의 석방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외교 현안이지만 이를 빌미로 한 북한의 협상 전술에 말려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 추방시 “북한 정권의 오락가락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6자가 참여하는 비핵화 협상 가능성은 계속 열어두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란 핵문제와 관련 “이란과 논의하기를 더 원하고 있지만, 매우 강한 제재도 함께 준비 중에 있다”며 “우리의 노력이 거부당하거나 또는 그 과정이 결론을 내지 못하거나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런 것(매우 강한 제재)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어 북한에게도 당근과 채찍의 이중전략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스스로 예고한 대로 핵실험과 ICBM 실험을 할 경우 미국이 어떤 대응을 하고 나올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 기조대로 라면 제재는 제재, 협상은 협상이라는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당분간 미북관계는 평행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몇가지 카드를 사용한 후에 돌연 과거와 같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도 엿보인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내주부터 한·일·중·러 등 6자회담 참가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미국은 북한과 단 둘이 협상장에 마주 앉아 핵문제를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