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베이징 올림픽 기간 주민들 訪中 통제”

▲북한의 여행자들이 함경북도 남양과 지린성 투먼을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 중국에 들어오고 있다.ⓒ데일리NK

북한 당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과 북한 여행자들의 접촉을 염려해 5월부터 일반 주민들의 중국 여행을 강력하게 통제할 계획이라고 내부소식통이 22일 전해왔다.

소식통은 “지난 해 12월 국가안전보위부가 ‘2008년 5월부터 사적으로 중국에 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요해(了解)사업을 강화하라’는 내부 지침을 각 시·도 보위부에 전달했다”며 이는 “여행자들이 중국에서 외국인과 접촉함으로써 발생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내부지침은 여권 발급 1차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일선 보위부 외사과에 ‘중국 내 친인척 관계를 정확히 확인할 것’과 ‘심도 깊게 개인문건을 총화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해당 여행자가 제때 귀국하지 않거나 중국에서 비법(非法)행위에 관여하면 여권 발급 담당자도 심판 대상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안전보위부가 지적하고 있는 여행자들의 비법행위는 ‘제3국행(行) 시도’나 ‘기독교인 접촉’, ‘휴대전화·라디오·영상CD 등 소유금지 품목에 대한 밀반입’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 여행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는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우선 여권 신청 자격부터 제한된다. 연령보장 대상자(은퇴자)로서 본인이나 직계가족이 당원이어야 하며 전과(前過) 기록도 없어야 한다.

중국내 친척관계를 확인 하는 방법은 주민등록문건에 기록된 친척 관계와 중국에서 날아온 초청 편지의 발신자를 대조하는 것이다. 개인문건 총화에서는 여권 신청자와 직계가족의 ‘출신성분’을 살펴보고 북한식 연좌제가 이상 없이 작동되는 사람인지 평가한다.

중국 여행자는 귀국 후 최소 3달에서 6개월 동안 보위부 총화를 다시 받아야 한다. 보위부에 불려가 중국에서의 행적, 발언, 만났던 사람, 여행 소감 등을 자술서로 써야 하는데 똑 같은 내용을 3~10차례 작성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술서의 내용이 모두 일치해야 비로소 보위부 총화사업이 끝나게 된다.

이처럼 나름대로 엄격한 검증 절차 속에서 제한된 사람들만 중국 여행을 허락해 왔던 북한 당국이 갑자기 ‘심사 강화’의 카드를 꺼내게 된 데에는 올림픽 기간 이웃 나라 중국으로 쏠리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북한 내부까지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초 중국 단둥(丹東)을 방문한 평양 주민 최모씨는 “중국에 있는 동안 한국 사람을 만나는 것, 외국 기자와 만나는 것, 국내 실정에 대해 떠드는 것을 절대 하지 말라고 귀가 아프게 교양 받았다”며 “출국하기 직전, 반드시 세 달 안에 귀국하겠다는 각서를 보위부에 제출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 연변자치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NGO 관계자는 “요즘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 여행자들은 외국 학자나 언론과 만나는 일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국 방문 경험이 많은 사람들일 수록 더 자유롭게 말하고 대담하게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중 국경지역에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선교사 장모 씨는 “만약 북한 당국이 올림픽 기간 중국 여행을 완전히 통제 하게 된다면 북한 경제에도 어느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씨는 “보통 북한 여행자 1인당 최소 500달러에서 많게는 수 천 달러에 달하는 현금과 물품을 가지고 북한에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라며 여행자 감소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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