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범민련 간부 ‘충성맹세’ 왜 자작극으로 몰까?

▲ 27일 용산구 동자동의 범민련 사무실 앞 시위 및 기자회견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3일 ‘남조선 내부의 자작극’이라는 논평에서 6.15 통일축전에 참가했던 북측대표단에 3장의 디스켓을 건넨 혐의로 체포된 범민련 관계자 사건을 ‘남한 공안당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 요약

– 지난 6.15 광주민족통일대축전 축하공연 때 남조선의 정체불명의 한 인물이 다짜고짜로 우리 대표단 성원에게 달려들어 불의에 ‘쪽지’를 주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 이런 서푼짜리 모략극을 연출하고는 우리의 논리 정연한 주장 앞에 유감과 사죄를 표명하면서 문제를 내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하던 남조선 당국이 이제 와서 사건의 내막을 공개하고 보수언론들이 입을 모아 반공화국, 반범민련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는 다른 음흉한 목적이 있다.

– 그런 자가 남측 범민련에 기여 들었다면 그것은 남조선 정보모략기관이나 극우보수단체가 남측 범민련을 파괴할 목적 밑에 계획적으로 박아 넣은 끄나풀일 따름이다.

▲ 해설

이번 북한의 주장은 최근 범민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해체할 것을 요구하는 남한내 반향을 무마시키고, 범민련 해체위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역공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5일 서울중앙지검은 6.15 행사에 참가한 북측대표단에 ‘충성서약’ 내용물이 담긴 디스켓 3장을 전달한 혐의로 범민련 서울시 연합 부의장 우모(77세)씨를 구속한 바 있다.

디스켓에는 우씨의 성장과정과 6.25 당시 의용군으로 입대해 남파간첩으로 검거된 과정, 그리고 자신이 전향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장군님의 전사로 살고 있다. 활동기회를 달라’ 등의 글이 수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민련 간부의 이러한 이적 행위에 남한내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간첩소굴 범민련을 즉각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北, 범민련 보호, 남한정보당국의 ‘자작극’

90년 남과 북, 해외동포 ‘3자 연대’식으로 출범한 범민련은 ‘민족 자주, 민족 대단결’을 기본 노선으로 삼고 있다. 매년 8월 15일에 맞춰 남과 북, 해외에서 ‘연방제 통일’ ‘전 민족 대단결’ 등을 주장하는 범민족대회를 개최해 남한내 친북단체들의 리더로 활동해왔다.

범민련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대법원은 이미 1997년 범민련 남측본부를 이적단체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범민련은 6.15선언 이후 ‘우리민족끼리’와 ‘민족공조’의 기류에 편승해 급성장했다. 범민련은 북한에 적극 호흡을 맞춰 왔는데, 6.15이후 범민련 규약에서 기존의 연방제 통일 조항을 삭제하고, ‘조국통일 3대 원칙과 6,15공동선언을 활동 지침으로 삼는다’는 내용을 첨가시켰다.

6.15 이후 북한의 대남전략은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워 더 많은 친북세력들을 양산하고, 그들의 투쟁을 통해 민족자주, 미군철수, 국보법 폐지 등을 꾀하는 쪽으로 설계되었다. 때문에 범민련에 거는 기대가 크다.

범민련이 남한내에서 이적단체, 용공단체로 지탄받는 것은 북한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범민련의 입지가 위축될 것을 우려, 지원 사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씨를 ‘남한 정보기관이나 극우보수단체가 박아 넣은 끄나풀’로 몰아 붙여 반범민련 비난을 차단하고, 범민련을 해치려는 남한 당국의 ‘자작극’으로 몰아 역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자작극’ 주장은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김영남씨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났듯이 남한 국민들이 북한의 수법을 차츰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이제 과거의 방식으로는 남한에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별 뾰족한 수도 없으니 과거 행태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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