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배급 정상화” 예고…주민들 “믿기 어렵다”

북한 당국이 올해 9월부터 모든 단위에서 식량배급을 정상화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배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러한 당국의 약속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경험 때문에 지속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12일 알려왔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완전 배급제를 포기하고 평양 시민과 당 및 법 일꾼, 군인 중심의 선별 배급을 해왔다. 곡물을 생산하는 농장원들에게는 4, 5개월 분, 노동자들에게는 가동되는 공장(약 30%) 출근자에게만 배급을 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간부들에게 전한 문건(강연제강)에서 “우리는 핵보유 강대국의 지위에 오른 만큼 9월부터 모든 단위에 정상배급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배급에 필요한 쌀을 전시에 일반 주민에게 분배하는 2호미로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3월 정치국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채택해 재래식 무기에 소요되는 예산을 인민경제에 투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전면 배급 입장을 밝힌 후 4월 들어 양강도와 함경북도에서 노동자들에는 4.5kg, 부양가족에는 2kg씩 배급을 실시했다. 


소식통은 “강연제강을 보면 ‘우리는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이제 군량미가 필요 없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배급에 필요한 쌀은 2호미를 풀어 배급하려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2호미 방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어 “아직은 모든 주민이 아닌 일부 공장을 중심으로 배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문이 빠르게 확산돼 시장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은 식량배급을 정상화시켜 민생 안정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지지를 확보해 권력기반을 빠르게 안정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연제강은 배급정상화 예고와 함께 ‘장군님이 계셔 우리는 꼭 승리하고 잘 살 수 있는 날이 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당국의 조치에 불신이 큰 주민들은 이번 배급을 환영하면서도 전면적인 배급 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한 당국은 2005년과 2011년에도 배급 정상화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못했다. 


소식통은 “현재 배급은 정상화에는 미치지 못한다”면서도 “적은 배급이라도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위에서는 정상배급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주민들은 대부분 지금 수준만이라도 유지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더 낳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함경북도 무산은 쌀 가격이 1kg에 6000원 정도이다. 지난달에 비해 700원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소식통은 “쌀값이 소폭 하락한 것은 배급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