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대 내에서 영양 부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군인들이 최근 고속도로 상에서 강제로 자동차를 세우고 폭력으로 금품을 빼앗는 등 범죄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제대로 된 배급을 진행하지 않자 군인들이 폭력배가 됐고, 이에 애꿎은 주민들만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양-원산고속도로는 물론 평양-개성고속도로에서 지나가는 화물차를 상대로 군인들이 강도행각을 벌이고 있다”면서 “돌멩이를 든 여러 명의 군인들이 차를 무작정 세우곤 금품을 빼앗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그들은 차가 멈춰 서지 않고 그냥 지나치려고 하면 순식간에 양쪽으로 갈라져 일제히 돌벼락을 날린다”며 “이 과정에 화물차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서 운전수(운전사)와 동승자가 심하게 다쳐 목숨을 잃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고속도로에서 떼를 지어 달려드는 군인들의 행패에 운전수들은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은커녕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돌멩이와 흉기든 군인들이 무서워 늘 긴장해 한다”고 현지 반응을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상황임에도 북한 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고 있다. 고속도로 주변 주둔 군인들이 이동 중 강도행각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근절시키겠다는 어떠한 약속도 하지 못하고 있다.
보위사령부가 대대적 검열을 진행하는데도 탈영사건을 막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당국이 ‘기강 해이’ 문제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군인들 강도행각에도 방관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인들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저지를 때 서슴없이 주민들을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수법이 점점 대담해지고 악랄하게 변하고 있는 모양새다.
소식통은 “노상에는 가끔 차림새가 남루한 여성들이 ‘차를 태워 달라’고 돈과 담배 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 절대 세워서는 안 된다”며 “발 동동 구르는 모습이 가긍해(가여워) 차를 세우면 길섶에 숨어있던 한 무리 군인들이 한꺼번에 확 달려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인들은 차에 태워주면 자기들의 목적지까지 태워줄 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순순히 응하지 않는 경우 차 휘발유를 뽑아버리거나 운전사 주머니를 털어낸다”면서 “때문에 운전사들은 고속도로 운행을 꺼리고 있다. 또한 앞을 막아선 군인을 피하려다 차가 전복되는 경우도 많다”고 현지 실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처럼 고속도로에서의 군인강도행위가 끊이질 않게 되자 운전기사들에게 ‘차를 가로막은 군인은 깔아뭉개도 좋다’는 방침까지 하달됐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야지, 죽여서야 되겠는가’라면서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