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표 또 쉬는 날이네”

“왜 북한은 쉬는 날마다 이러는거야.”

북한이 개천절인 3일 오후 전격적으로 핵실험 강행 의지를 밝히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자 북한 관련 전문가들과 공무원들은 ’쉬기는 글렀다’면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새벽 뉴욕의 유엔에서는 사무총장을 뽑는 제4차 예비투표를 통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사실상 차기 총장으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남쪽 잔치에 재를 뿌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북한은 그동안 공휴일이나 주말 등을 이용해 메가톤급 발표들을 내놓거나 회담을 가진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북핵문제의 전환점이 되는 시점에서 발표된 언급들은 대부분 쉬는 날에 이뤄졌다.

대표적인 사례로 핵보유를 선언한 ’2.10성명’과 6자회담 복귀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7.9선언’, ’9.19공동성명’ 발표 등을 꼽을 수 있다.

핵보유와 6자회담 무기 불참을 선언한 외무성의 ’2.10성명’은 남한의 설연휴 마지막날이었고 관련 공무원들은 고향에서 설 명절을 즐기다가 서울로 황급히 복귀하기도 했다.

또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접촉 직후 발표된 6자회담 복귀 ’7.9선언’은 접촉이 끝난 직후인 토요일 밤 이미 방송이 끝난 텔레비전을 통해 긴급편성돼 발표됐다.

제4차 6자회담 2차회의를 거쳐 만들어진 공동성명이 발표된 9월19일은 남한의 추석연휴 마지막날이어서 외교안보 관련부처의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은 모처럼의 연휴를 망칠 수 밖에 없었다.

작년 1년여간의 남북관계 정체에 종지부를 찍은 권호웅 북측 장관급회담 단장의 차관급 실무회담 제의는 토요일인 5월14일 이뤄졌다.

남북간 행사가 주말이나 공휴일을 끼는 경우도 많아 작년 7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도 토요일인 9일부터 시작됐고 2004년 열린 제1차 장성급회담은 석가탄신일인 5월26일 진행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한 4.8합의서도 토요일에 합의가 이뤄져 일요일을 거쳐 월요일인 10일에 발표하느라 당시 정부는 보안유지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또 같은 해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는 추석 연휴에 맞춰 특사로 방문하기도 했다.

핵이나 미국을 겨냥한 발표들이 공휴일에 발표될 뿐 아니라 주로 저녁시간인 오후 5∼6에 집중된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
이에 대해서는 북한이 미국 워싱턴의 활동시간대를 겨냥해 미국을 향한 발표를 쏟아냄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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