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 장관 ‘인권’ 발언에 “대결 고취” 비난

북한은 20일(현지시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제1차 유엔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 인권문제와 관련한대 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을 비난했다.

북한 대표는 이날 속개된 유엔인권이사회 이틀째 고위급 회의에서 반론을 통해 반기문 장관의 연설은 “국제무대에서 대결을 고취한 것”이라며 “화해와 협력을 명시한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반 장관 연설 후 반론권을 요청한 최명남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참사관은 반 장관이 “북남 화해와 협력에 관여하면서도 대결이 무엇이고 협력이 무엇인지 분간도 하지 못하는 데 대해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명남 참사관은 또, 반 장관은 “우리의 인권문제가 적대세력에게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근원도 모르고 외세에 의한 분단과 각종 제재, 압력이 우리 인민의 인권 향유의 실질적 장애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도 더욱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최명남 참사관은 “그의 연설이 도대체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어떤 이기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짐작하지 어렵지 않다”면서 반 장관의 이번 발언을 유엔 사무총장 출마와 연관지었다.

최명남 참사관은 반 장관은 “자기의 무책임한 발언이 북남 관계 진전에 미치게 될 엄중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장관은 19일 오후 가진 기조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폭적으로 공유한다”면서 “국제사회와 기술적, 제도적 협력을 도모하는 인권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었다.

한국 대표단은 북한이 반기문 장관의 연설을 비난한데 대해 응수를 일단 자제했다.

한편 최명남 참사관은 일본의 야마나카 아키코 정무관이 전날 납북 일본인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한데 대해서도 반박, “납치 문제는 이미 근본적으로, 완전히 해결된 문제로 논의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명남 참사관은 “다 해결된 문제를 계속 들고 다니는 것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기도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를 포함, 강점시기에 발생한 반인륜범죄가 미결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이를 인정조차 하지 않고 끝까지 은폐하려 한다면서 사죄와 청산이 없는 한 일본이 아무리 정치 대국 행세를 하려해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치.도덕적 대접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재반론을 통해 ▲과거사와 납치 문제는 별개이고 ▲과거사와는 달리 납치 문제는 진행형인 중대한 인권침해 사례이며 ▲따라서 북한 당국은 납북자를 즉각 송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남 참사관은 2차 반론에서 ▲납치 문제가 완전히 해결을 본 것은 엄연한 사실이며 ▲일본의 과거사는 당사자가 인정, 사과, 청산해야만 종결되는 것으로, 어물쩡 넘어가는 것은 단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측은 2차 반론에서 “납북 사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평양선언 당시 사과한 것이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라고 말하고 북한 당국은 무책임한 태도를 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론이 2회에 한정된 탓에 북한과 일본의 공방은 더이상 전개되지 않았지만 유엔 인권이사회 개막 이틀 만에 불꽃 튀는 설전이 벌어짐으로써 장내에는 한때 긴장감과 숙연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날 회의장에서는 미국과 쿠바도 각각 반론권을 신청, 상대방의 인권상황을 거론하며 한차레 격돌했다./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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