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총장 訪北 불허 왜?…“‘왔다갔다’ 김정은 습성 영향”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허용했다가 돌연 불허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반 총장은 21일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은 20일 새벽 갑작스럽게 외교 채널을 통해 방북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 하루를 남겨 놓고 돌연 방북을 불허한다고 통보한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 반 총장의 방북 허용에 따른 대내외적인 실익에 대해 주요 간부들 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의 도발로 대미·대남 압박을 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선 반 총장 방북 허용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김정은의 오락가락한 통치 스타일도 이번 반 총장의 돌연 방북불허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최고지도자로서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김정은이 반 총장 방북 허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다가 최종 방북허용 약속까지 해 놓고 즉흥적으로 ‘오지 말라고 해라’고 지시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김일성·김정일은 수령제 시스템을 잘 만들었는데, 김정은이 이 시스템을 잘 조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반기문 총장이 북한에 온다고 한다면 선전선동부, 조직지도부 등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정은이 지도를 해야 하는데 종합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안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만약 제대로 지도를 하지 못하면 수령에 대한 능력이 의심받을 수 잇기 때문에 김정은이 즉흥적으로 철회하게 된 것”이라면서 “러시아 방문 철회 등에서도 볼 수 있듯 김정은의 ‘왔다갔다’하는 습성으로 반 총장 방북 돌연 불허 결정이 나오게 됐다고도 볼 수 있다. 대외 관계에서 능력이 없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문제 인상 등으로 남한과 첨예하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국 국적 인사의 방북허용을 북한이 달갑지 않게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속적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주문해온 유엔의 수장인 반 총장의 방북을 김정은이 불쾌하게 생각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반기문 총장의 방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북한이 아무런 이유없이 철회를 했다. 이는 개성공단 사태와 관련된 불만이 반영된 것 같다”면서 “개성공단 임금 문제를 가지고 기싸움이 없다고 하면 방문 자체도 쉬웠을 것으로 보이는데,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을 가진 인사의 방문이 현안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 실질적 기여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특히 유엔이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상황에 따른 불만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은 “반 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반 총장을 보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말을 하면 그것이 다른 주민들에게까지 소문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의 열등감, 즉 콤플렉스가 작용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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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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