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기문 유엔시대’ 함구

북한이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 시대가 활짝 열린 데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반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7월 예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10월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된 사실과 관련해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않고 있다.

또한 지난 14일 유엔본부에서 역사적인 취임 선서식을 갖고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데 대해서도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의 사무총장 취임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사무총장 시대를 개막했다는 사실과 함께 북핵 문제가 여전히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취임식은 10년 만에 유엔을 떠나는 코피 아난 사무총장 퇴임식과 함께 진행됐는데 북한은 아난 총장의 퇴임 문제도 거론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22일에도 여전히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발언 소식만을 보도했다.

북한의 평양방송은 이날 “보도에 의하면 17일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이 일본 당국에 서한을 보내서 일본의 무분별한 핵무장화 시도를 비난했다”고 전했으며, 조선중앙방송도 “19일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이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의 취임은 물론 아난 총장의 퇴임조차도 언급을 않고 있는 것이다.

유엔 관계자는 “아난 총장 임기가 공식적으로는 올해 말까지이나 13일로 모든 공식 업무는 사실상 종료됐다”며 “반 차기 총장이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일단 반 총장의 임기가 공식적으로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가면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외교수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데 따른 ’관망적인 자세’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왜냐하면 유엔과 북한 관계를 살펴볼 때 핵문제를 비롯해 인권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지만 반 사무총장과 북한은 출발부터 묘한 관계로 얽혀 있다.

반 차기 총장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지난 10월2일 공교롭게도 북한이 핵실험 계획을 발표했으며 안보리 본회의가 반 차기총장을 단일후보로 총회에 추천한 9일에는 북한이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실시해 안보리가 차기 사무총장 추천 결의안을 채택한 뒤 곧바로 대북제재 결의안을 논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나아가 북한은 지난달 남한 정부가 처음으로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에 찬성 표결한 데 대해 “6.15 공동선언의 기초를 파괴하고 북남관계를 뒤집어 엎는 용납 못 할 반통일적 책동”이라며 대남 비난전을 펼쳤다.

지난해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 백남순 외무상은 반 장관과 회담을 갖고 공동보도문을 합의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말 북한 핵과 위폐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공공연히 추종하는 친미 반북 대결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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