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기문 訪北 마다 않아도 당장 수용 안해”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잇따라 방북(訪北)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이목이 쏠린다. 반 총장의 방북이 이뤄지면 유엔 사무총장으로는 처음이다. 


서울평화상 시상식 참석차 방한 중인 반 총장은 지난 29, 30일 연이어 “여건 되면 방북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고 지난해 8월에도 방북 문제에 대해 “북한도 방북 시기와 의제를 검토해도 좋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김정은 체제로선 반 총장의 방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 많다. 반 총장 방북을 통해 6자회담 재개, 미북·남북 대화 등을 원하고 있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유엔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엔과 국제사회에 식량 등 대북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


여기에 ‘극적 연출’을 통해 대내외에 김정은이 ‘세계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김정은 체제의 개방적 성향을 과시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기관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국제사회에서의 고립 탈피를 원하는 북한으로선 유엔 대북제재나 6자회담 재개 등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데 반 총장의 방북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방북 수용에 무게를 뒀다.  


그는 “김정은의 그동안의 행태로 봐서 수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상황도 아니고, 수용하게 되면 국제사회가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선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다고 여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반 총장의 방북이 이뤄질 수 있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중 새로운 정권의 대북정책 및 대외 정책의 윤곽이 나오는 시점에 반 총장의 방북에 대해 북한이 타진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현재는 김정은이 반 총장의 방북을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도 “북한이 수용하면 되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인지가 관건”이라며 “또한 주변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시즌인데, 북한이 이런 시기를 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방북을 수용하더라도 반 총장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북핵 문제와 대결국면의 남북관계 등에 대한 우려를 원론적 차원에서만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적극적인 대외선전과 체제 과시에 반 총장의 방북이 활용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북한은 1·2차 핵실험으로 유엔의 대북제재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미사일 발사를 강행해 미국의 인도적 지원이 무산됐고 제재대상 기업도 8개 기업에서 3개가 추가됐다.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는 매년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대북인권결의안’도 채택해오고 있다. 국제사회가 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반 총장은 이 문제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미국 등의 적대시정책의 부당함을 설파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은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북핵문제 등에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치고 국제사회의 지원, 특히 영유아와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가 주되게 논의될 거란 전망이 많다.


국책기관 연구위원은 “국제사회의 관심 사안이 북핵과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겠지만,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설 수 있도록 경제 지원과 인도적 지원 문제가 외형상 주 논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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