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박봉주 전 총리, 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

최근 해임된 북한 박봉주 전 내각 총리가 북한 최대 화학공업단지인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행정책임자)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박 전 총리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1기 5차회의에서 해임된 이후 평안남도 소재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에 임명됐다.

박 전 총리는 평안남도 소재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책임비서 등 생산현장 책임자를 거쳐 노동당 경공업부 부부장, 내각의 화학공업상을 지낸 화학공업 전문가로 다시 생산현장으로 복귀한 셈이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순천비날론기업소 지배인은 최근까지 공석이었다.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는 1989년 10월 부지 1천800정보(1정보는 3천평) 규모에 100억달러의 거액을 투자해 건설했으나 10년 동안 거의 가동되지 못하다가 2002년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에서 총리 자리는 실권은 없고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경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희생양이 되는 사례가 잦아 고위경제관료들이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북소식통은 “박 전 총리 후임 임명과정에서 북한의 고위경제관료들 사이에서는 총리에 발탁되지 않으려는 로비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총리의 후임으로 로두철 부총리 등이 거론됐지만 물망에 오른 당사자들이 총리에 발탁되지 않으려고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을 비롯한 노동당 내 인사 관련 간부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여 총리 임명에서 피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강성산, 리근모, 홍성남 등 대다수 전직 총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에서 총리 자리는 실권은 없고 걸핏하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경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희생양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소식통은 “실권이 없는 경제관료들이 대담하게 경제발전을 위한 혁신안을 제시하면 당에 의해 자본주의식이라고 처벌받고 반대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회주의 원칙을 고수하면 경제 부진을 이유로 해임되기 일쑤”라면서 “이로 인해 북한 권력의 실세들 중 누구도 총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총리도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받으면서 대담한 개혁안들을 제시했다가 결국 노동당의 인사조치에 따라 해임된 것”이라며 경제관료의 비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북한당국이 90년대 중반부터 경제회생을 위한 차원에서 내각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높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요 정책 결정이나 인사권한은 노동당의 차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