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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권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포기’했나?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이 입수한 통일부 비공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3년간 꾸준히 관찰해왔으며, 최근 박 전 대표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공개된 통일부 비공개 자료는 북한과의 교류 협력 문제를 논의키 위해 방북했던 통일부 당국자가 북측 관계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것이다.
자료에는 북측 관계자가 “박근혜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고, 남측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야당 대표 입장에서 ‘반북(反北) 발언’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직접적 비난을 자제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런 발언이 본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비난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 관계자는 또 “박근혜의 반북적 태도의 뿌리는 독재자인 아버지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는 “최근 박근혜 개인에 대한 비난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3년 동안의 행태를 종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박 전 대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후 일체 박 전대표에 대한 비난을 삼가해왔으나, 지난 5월 지방선거 전 박 전대표를 실명(實名) 비판하기 시작하면서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유신의 창녀’ 등 극렬한 표현을 동원, 거세게 비난했다.
북한은 그동안 남한 내 주요인사의 동태를 꾸준히 관찰하면서 친북적이냐, 반북적이냐를 판단해왔다. 98년부터 본격 전개된 김대중 전대통령의 햇볕정책도 처음에는 ‘공화국을 뒤집으려는 수작’이라며 강력히 비난하면서 2, 3년간 꾸준히 시험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군 선박을 상선으로 위장하여 남한 해역을 ‘순시’하는 등 각종 도발을 일으키면서 ‘시험’한 뒤 최종적으로 햇볕정책을 친북정책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 발언 등을 근거로 “북한이 박근혜 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비난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5·31지방선거’를 겨냥한 대남 공세의 성격이 강하며, 길게는 2007년 대선까지 지속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는 남측 관광객을 상대하기 위해 안내원을 특별 선별해 집체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강산 특구 지역에 종사하는 북측 여성은 대부분 상부 지시로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정권이 박 전 대표를 내부적으로 ‘포기’한 것이 사실이라면, 2007년 남한 차기대선에 임하는 전략전술도 일부 수정됐다고 볼 수 있다. 즉 박 전대표를 ‘포기’하고 다른 유력 후보들 중 누가 더 ‘친북적’이냐를 놓고 관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인규 기자(평양 출신 2004년 입국) kik@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