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밀주단속 ‘중앙당 검열 그루빠’ 떴다

▲ 북한이 중국과 합영하여 생산하고 있는 봉지술 ⓒ데일리NK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식량낭비 근절을 목적으로 ‘밀주(密酒)제조 및 판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고 북한 내부소식통이 전해왔다.

신의주 내부 소식통은 6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지난 3월 10일부터 신의주와 강계를 비롯한 압록강 국경지역에 중앙당 검열 그루빠(그룹)가 내려와 장마당에서 술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2월 말 남포와 평성시 같은 평안남도 도시에서 밀가루 가격이 1kg에 최고 2천원까지 올랐고, 압록강 국경지역 장마당에서도 한때 쌀값이 1kg에 1,850원까지 올랐다”며 “이번 단속은 밀주 제조로 인한 식량 낭비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 역시 “함경북도 국경지역에서는 지난 2월 말부터 ‘인민생활 향상을 저해하는 식량낭비 현상을 철저히 뿌리 뽑자’는 주제의 강연회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강연회에서는 ‘밀주행위를 비롯한 식량관리 소홀 등 여러 가지 식량낭비로 전국적으로 매일 600톤 이상의 식량이 낭비되고 있다’는 중앙당의 지적이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단은 중앙당에서 파견된 책임자와 각 도(道)인민위원회에서 차출된 간부들로 구성됐다”며 “자강도 소속 간부들이 평북도 지역을 단속하고, 평북도 소속 간부들이 자강도 지역을 단속하는 형식으로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중앙당 검열단은 밀주 판매행위와 온갖 허례허식(결혼, 환갑, 제사, 간부들의 회식 등)을 통한 식량낭비 현상을 단호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민반별로 각 세대를 돌며 부엌과 창고를 뒤져 술을 담가 둔 항아리들과 술을 제조하는 도구들을 모조리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주 단속은 각급 시장과 국영상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음식을 파는 상인들은 라진에서 생산되는 북한제 봉지술이나 중국에서 밀수된 중국술을 몰래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사람들은 술과 재료를 모두 압수당하고 벌금을 부과받고 있으며, 제조된 술의 양과 판매량이 많을 경우 본보기로 노동단련대에 보내지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 주민들이 본격적으로 밀주를 만들어 내다 팔기 시작한 것은 1987년 북한 당국이 술 생산과 판매를 금지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1987년 이전에는 각 시·군 별 ‘기초식품생산공장(식료품 공장)’에서 술을 생산해 국영상점으로 공급했으나, 1987년 이후 술 생산과 공급을 중단시켰다. 술 생산에 지나치게 많은 식량이 사용된다는 점과 음주가 사회주의 문화 기풍을 크게 훼손한다는 점이 그 이유였다.

북한 일반주민들이 가정에서 만드는 술은 옥수수나 쌀, 보리길금(엿기름)과 같은 식량을 원료로 하고 있다. 먼저 쌀가루로 누룩(균)을 배양한 다음 쌀가루로 쑨 죽과 배합하여 항아리에 넣고 발효시킨다. 12~14일이 지나면 누룩과 쌀죽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끈끈한 죽과 같은 상태가 되는데 이것을 북한에서는 ‘술죽’이라 부른다.

배양된 술죽을 끓여 나오는 수증기를 냉각시켜 액체화하면 술이 된다.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40% 내외의 술을 즐겨 마시는데, 옥수수 1kg에서 약 800ml 정도의 술이 나온다. 술 한 병(500ml)의 값이 옥수수 1kg값과 비슷하기 때문에 옥수수를 술로 만들어 내다 팔면 약간의 이익을 볼 수 있다.

한편, 이 소식통은 최근 식량사정과 관련해 “식량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지만 이제 주민들이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미공급 시절’ 처럼 떼죽음이 일어나는 일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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