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주주의·시장경제 ‘세계 최하위권’

북한이 개발도상국과 전환기 국가들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발전 정도를 측정하는 지수에서 수단, 르완다 등 내전 상태의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독일의 비영리기구인 베텔스만 재단은 ‘2008 베텔스만 변혁 지수(BTI)’를 측정한 결과 “북한이 정치 상황과 시장경제로의 전환 분야에서 10점 만점에 2.46점을 얻어 125개국 가운데 12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발표된 같은 조사 때보다 여섯 계단이나 하락한 결과다.

북한은 내전 상태가 심각한 차드나 수단, 르완다, 콩고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민주화와 시장경제 발전 척도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다. 조사 대상국가 가운데 북한보다 순위가 뒤쳐진 국가는 미얀마와 아프리카의 에리트리아, 소말리아 등 3개국 뿐이었다.

북한은 이번 조사에서 민주화 정도에서는 10점 만점에 2.7점, 시장경제 변혁 분야에서는 그보다 낮은 2.21점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시장경제 발전 척도의 7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다.

베텔스만 재단의 호크 하프만 BTI 연구사업국장은 “북한은 폐쇄된 사회이자 반대파를 용인하지 않는 전제주의 국가이므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북한은 국민의 정치 참여나 법규, 체제 등 다섯가지 민주화 기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고 1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프만 국장은 “대부분의 나라들은 세계 경제가 지난 조사 때보다 성장함에 따라 가외 이익을 얻었지만 예외도 있었다”며 “북한이 이 같은 예외국들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현재의 전체주의적 경제로는 세계 시장경제에 절대 편입하지 못한다”면서 “북한이 더 나은 BTI 순위를 얻기 위해서는 시장경제에 맞는 국가체계를 새로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북한의 상황은 정치, 경제 등 전체적인 전환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면에서 과거 동유럽 국가들의 전환기 전 상황과 비슷하다”면서 “북한은 전환기 이전의 동유럽 국가들의 사례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들은 너무나 빨리 경제체제를 전환해 사회 전체가 충격을 받아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이 소모됐다”며 “이같은 사회적 충격을 덜기 위해서는 전환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국가지도자의 능력을 측정하는 국가경영 지수에서도 종합점수가 1.9점에 그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지난 조사에 이어 한국과 대만이 지도자의 국가 경영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으며, 미얀마와 북한은 개혁의 신호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77년 독일에서 설립된 베텔스만 재단은 지난 2003년부터 2년에 한번씩 개발도상국과 전환기 국가를 대상으로 민주화와 시장경제 발전 정도, 지도자의 국가 경영 능력 등의 분야를 조사하는 ‘베텔스만 변혁지수’를 개발해 발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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