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족과 수령 상관없다고 말해야

11월 7일 노동신문은 “더 높이 추켜들어야 할 민족자주의 기치”라는 제목의 논설을 냈다.

논설은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삼천리강토 우에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통일강국을 일떠세우려는 것은 우리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인민이 삼천리 강토 위에 통일강국을 일떠세우지 못하는 것은 자주성이 없기 때문인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무슨 외세 때문인가?

아니다. 바로 김정일 수령독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자들은 허울좋게 ‘민족’을 앞세우고 있지만, 기실 그들 스스로 ‘김일성 민족’을 자처하고 있지 않은가. ‘민족=김일성=김정일’인데, 그 민족의 기치 아래 하나 되자는 말은 남한을 수령독재의 손아귀에 집어 삼키겠다는 표현을 당당히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북한 당국자들이 ‘민족’을 이야기하려면 수령과 민족이 관련 없음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외치는 “민족의 자주성”이란 “김일성민족의 자주성”이며 한낱 궤변에 불과하다.

[논설 요약]

[요약]]

– 당창건 60돐을 자랑찬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뜻깊게 기념한 우리 인민은 지금 올해공동사설과 당중앙위원회, 당중앙군사위원회 공동구호를 높이 받들고 선군혁명총진군을 계속 힘있게 다그치며 자주통일의 전환적국면을 열어놓을 불타는 결의에 넘쳐 힘찬 투쟁을 벌리고있다.

– 자주권을 확립하지 못한 민족은 제 목소리를 낼 수 없고 한마디로 말하여 생명력을 잃은 민족으로 되고 만다.

– 조국통일운동이 북과 남, 해외의 광범한 동포들을 망라하는 전민족적인 운동으로 확대강화되여 경이적인 성과를 달성하고있는것은 우리 당의 민족자주통일사상의 정당성과 생활력의 뚜렷한 증시이다.

[해설]

현재 남과 북의 문제는 우리 민족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급부상하였다. 외부의 간섭이 없이 ‘우리민족끼리’ 조용히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북한의 핵문제는 물론이고 김정일 독재의 인권유린, 테러, 납치, 마약, 무기거래, 위조달러 등 헤아릴 수 없는 범죄행위들은 모두 국제적 문제로 되고 있다. 국제사회가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로, 기본원인은 국제사회가 약속한 규범을 무시하고 오직 수령독재체제의 유지를 위해 어떤 행동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제적 문제임에도 마치 그 책임이 남에게 있는 듯이 민족의 자주성을 운운 하는 것은 기막힌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북한 김정일을 비롯한 측근들의 정신상태를 의심해 볼 일이다.

논설은 “자주권을 확립하지 못한 민족은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했지만 오늘날 북한 인민들이 일체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김정일 수령독재 때문이지 그 무슨 외세 탓이 아니다.

논설은 또한 “(자주권이 없으면) 생명력을 잃은 민족으로 되고 만다”고 했는데, 민족의 생명력에 앞서 인민의 생명도 지키지 못해 3백만 명을 굶겨 죽이고 수십만 명을 수용소에서 학살하고 있는 정권이 어찌 감히 생명을 운운하는가.

우리 민족 자주권 해결의 관건은 김정일 정권이 하루빨리 붕괴되는 것이다.

김정일 독재정권이 붕괴되고 남북한 인민 모두가 ‘민주화의 기치’를 높이 들 때 민족의 통일단결도, 자주성도 실현될 수 있다.

이주일 논설위원 (평남 출신, 2000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