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간단체에 팩스 발송…”식량 지원해 달라”

북한 당국이 최근 국내 대북지원단체들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봄철 북한의 농업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심각한 농업상황을 소개하면서 식량지원를 요구하는 내용의 팩스를 민간단체들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워낙 자존심이 강해 현실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제하고 북한의 상황을 문서에 담지 않는 특징이 있다”면서도 “팩스를 통한 식량지원 요청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써 그만큼 (식량) 사정이 절박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북관계 분위기 상 공식적으로 남한의 원조를 요청하지 못하게 되자, 북한은 대북민간단체들에게 팩스 등을 통해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이 민간단체에 팩스를 보낸 것은 파악하지 못했으나, 종종 팩스를 보내 구호물품 등을 요청해온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방북했던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농업상황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냉해 피해가 심해 밭에 심어 놓은 배추, 무, 양배추 등의 작물이 얼어 죽어 버리는 등 농업 전반에 피해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 온실 하우스에서 작물을 재배 한다고 해도 날이 춥고 연료가 부족해 난방을 못 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반적으로 일주일에서 열흘이상 파종시기가 늦어져 금년도 수확량 감소가 벌써 부터 우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드비전은 평양, 양강도 대홍단, 평안북도 정주, 황해남도 배천, 함경남도 함흥 등에 씨감자 생산 사업을 진행중이나, 지난해 4월부터 북한으로의 물자 전달이 중단돼 사업 차질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번 방북당시 배천의 씨감자생산사업장에서는 수확량이 거의 안 나올 것 같으니 당장 물자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작년에는 물자지원 없이 근근이 버티고 있었지만 현재 비닐 온실에 구멍이 나도 비닐을 교체 못하고 있고, 기계설비의 작은 고장도 손 볼 수 없는 상황”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남북관계 악화와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당장 북측의 농업상황을 도와줄 방안이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조만간 춘궁기 식량난이 닥쳐올 텐데 도와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년에는 냉해 피해가 있지만 홍수만 안 나면 그래도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을 것 같다”며 “만약 90년대 고난의 행군과 같은 수준의 상황이 재현된다 하더라도 주민들이 앉아서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6일부터 닷새 동안 북한을 방문한 마시모 바라 국제 적십자적신월 연맹 상임위원장은 “북한의 고위 당국자들도 과거의 심각한 식량난이 재현될 것을 걱정하는 듯 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5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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