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핵장착 능력” 증언 논란

로웰 재코비 미 국방정보국(DIA)장이 28일(현지시간)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의회에서 증언, 파문을 일으켰다.

재코비 국장의 증언 후 DIA측은 “이론적 가능성을 말한 것이며, 지난 2월 증언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으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북핵 정책이 실패한 것을 자인한 셈이라며 “북ㆍ미 양자회담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인 개입 정책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민주당측은 정책 실패 공세에 나섰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 2명은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소형화하기 위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지 못해,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정보분석가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재코비 국장의 증언을 부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도 지난 2월 국회 증언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더라도 너무 커서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못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과 같은 판단을 했었다.

한 외교소식통은 정통한 전문가들 사이엔 북한이 아직은 재코비 국장의 증언만큼 능력이 없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며 재코비 국장이 “실언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상원 군사위 예산 청문회에서 클린턴(뉴욕) 의원이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느냐”고 묻자 재코비 국장은 “평가는 북한이 그렇게 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재코비 국장의 이같은 평가는 미 정부 관계자가 처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공개 확인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2월 포터 고스 중앙정보국(CIA)장은 상원 정보특위 청문회에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이 핵무기급 탄두를 탑재한 채 미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증언하긴 했으나 이는 미사일 능력에 관한 설명일 뿐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어 발사할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에 관한 언급은 아니다. 고스 국장은 당시 핵탄두 장착 능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재코비 국장도 당시 함께 증언하면서 “북한이 대포동 2 미사일의 시험발사 준비가 돼 있을 수도 있다. 이 미사일은 2단계로는 미국 일부까지, 3단계로는 미국 전역에 핵탄두를 겨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또 “북한 김정일(金正日)은 협상을 통해 핵무기와 핵프로그램 일부를 포기하고 사찰 체제 도입에도 동의할지 모르나, 핵무기 능력 전부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특별한 논란이 없었다.

대포동 미사일과 북한의 핵개발 의도에 대한 이같은 증언은 28일 군사위에서도 대체로 같은 내용이 되풀이 됐다.

DIA측 해명대로 2월 증언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면 실언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재코비 국장이 유난히 핵탄두의 미사일 장착 능력에 대해서만 “있다”고 단정한 배경이 의문스럽다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늦게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코비 국장의 문제의 증언에 관한 질문에 “김정일의 핵무기 운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그 능력을 가졌는지는 모른다. 그렇더라도 김정일 같은 폭군을 상대할 때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 가정하는 게 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칠레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 “북한은 온갖 일을 다 하고 있다. 북한이 뭘 하고 있고 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고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린턴 의원은 위원장으로부터 청문회 마감 발언을 요청받고 북한 핵개발 저지 정책의 실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우리의 동맹인 한국이 우리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갖기를 바라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동북아의 우리 동맹이 우리보고 (북한과) 다자와 양자 대화 모두를 갖기를 원하고, 다자와 양자 대화 사이엔 모순이 없는데도, 우리가 양자대화를 계속 거부하는 게 참으로 이상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북ㆍ미 양자대화를 통해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실패작이라고 일축하며 대안으로 6자간 다자대화를 대북정책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고 있는데 대해 부인인 클린턴 의원이 재코비 국장의 증언을 계기로 매섭게 되갚음한 셈이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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