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정확도 향상, 南 원전 등 주요시설 무방비 노출?

북한은 4일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놓고 있는 스커드급 미사일을 7발을 발사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은 명중률까지 향상된 것으로 분석돼 한반도 안보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장거리 로켓발사에 이은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은 올해 들어 이날 발사한 미사일 이외에 130km안팎의 KN계열의 지대함 또는 지대공 미사일 10발을 발사했다.

이러한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한 대북제재 방침에 따라 대남 직접적 위협을 강화해 대외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단거리 미사일이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안보위협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가 400∼500㎞에 달했다는 점에서 스커드 또는 사거리를 조정한 노동미사일로 추정된다. 스커드 또는 노동미사일은 남한 전역을 겨냥해 실전에 배치돼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발사됐던 지대함 미사일 등에 비해 그 위협의 정도가 다르다.

북한이 KN계열의 단거리를 개발하고 스커드급 미사일의 성능개량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유사시 해군과 공군기지를 비롯한 주요 전략시설의 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사거리 1천300km의 노동미사일은 일본을 타격권에 두고 있지만 사거리를 줄이면 남한 전역뿐 아니라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는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명중률까지 재고했다”며 “유사시 미사일을 통해 남한 내 주요 군사시설, 원전 등 산업시설, 서울·부산 등 대도시를 타격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북한이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지난 장거리 로켓발사를 통한 사거리 연장에 이어 정확도까지 향상됨에 따라 미군에 대한 위협수위도 높인 셈”이라며 “짧은 시간 내 주한미군 시설 타격과 미군의 증원 병력까지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보였고, 이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신중하게 만들어 우리 방어력 약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북한의 미사일 능령 향상에 따른 안보위협 가중에 따라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일단 우리 군은 미사일 비행시간이 짧아 요격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 따라 사전 발사 징후 포착에 주력하고 있다.

군이 최근 발표한 ‘2010~2014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고(高)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도 2015년에 도입된다.

글로벌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레이더(SAR)와 적외선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등 첩보위성 수준에 버금가는 전략무기다.

이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는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사업에 2천695억 원, GPS 유도폭탄(JDAM) 사업에 841억 원, 레이저유도폭탄(GBU-24) 사업에 712억 원을 각각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에서 발생하는 특정신호음을 포착할 수 있는 신형장비를 2016년까지 도입, 현재 운용 중인 백두(통신감청)정찰기에 장착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고고도 방어체계를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어렵고 미사일 비행시간 짧아 요격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최소한의 방어능력 확보를 위해 미사일방어(MD) 능력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가 있는 이상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포착되면 선제타격을 통해 무력해 시킬 수 있는 능력도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높은 명중률을 가진 미사일을 확보했고, 요격에 한계가 분명한 이상 선제타격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전면전을 염두하고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선제타격을 통해 무력화시키는 능력도 검토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스커드·노동미사일=북한은 1976년 이집트로부터 소련제 스커드-B와 발사대를 도입해 이를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1981년 개발에 성공했다. 1984년 4월 스커드-B를 최초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986년 5월 스커드-C의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

스커드-B는 사거리가 300km지만 이를 개량한 스커드-C는 사거리가 500km다. 스커드-B/C는 1988년 실전 배치됐다. 1991년 6월에는 사거리를 600km로 늘린 스커드-C 개량형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을 정확히 몇 발을 배치했는지는 북한 스스로 공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연간 100발 가량의 생산능력으로 미뤄 200~300발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1985년 최초의 지대지 미사일부대를 창설했고 1988년 4군단 예하에 스커드-B 연대를 편성했다. 여단 규모의 스커드 미사일부대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 50여km 지점에 여러 곳 배치돼 있다.

스커드와 같은 지대지 미사일은 발사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기 어렵고 비행시간이 짧아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커드 미사일은 발사 4~6분이면 수도권에 도달한다.

우리 군은 스커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패트리엇(PAC-2) 요격 미사일을 도입하고 있으며 탐지거리 1천km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를 내년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한은 유사시 미국과 일본을 견제할 목적으로 노동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1990년 5월 노동 1호 미사일을 최초 시험 발사한 데 이어 1993년 5월 실전배치를 위한 최종 발사시험을 했다. 1998년 실전 배치했다.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는 노동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700kg으로 고성능 폭약과 화학탄,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1천km 비행 시 원형공산오차(CEP)가 2km 이상이어서 명중률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은 4일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줄여 항해금지구역 내 의도한 지점에 정확히 발사해 명중률을 높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N계열 미사일=북한은 2일 함경남도 함흥시 이남 동해안 신상리 기지에서 KN-01 미사일 4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KN-01 미사일은 중국제 실크웜(사거리 83~95km.CSS-C-2) 지대함 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1990년대 말 이후 본격 개발됐다.

최대사거리 120~160km의 KN-01 지대함 미사일은 유사시 한·미 양국군 상륙부대와 미 항모 전단이 북한 해안에서 상륙작전을 펴는 상황을 염두에 둬 개발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의 함정에 배치할 경우 평택기지도 타격권에 둘 수가 있다.

신형 지대지 KN-02 미사일도 실전 배치되고 있다. 2004년 1발, 2005년 5발, 2006년과 2007년 각각 3발 등 12발을 시험 발사했다. 2007년 4월 인민군 창건 기념일 군사행진에 이 미사일이 공개됐다.

KN-02 미사일은 옛 소련의 이동식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SS-21을 개량한 것으로 고체연료를 사용, 5분내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 원형공산오차는 100m 내외이며 이동식 발사대에서 신속히 발사할 수 있어 우리 군에 위협이 되고 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007년 7월 관훈클럽 초청연설을 통해 KN-02 미사일과 관련, “이 첨단 단거리 미사일이 한반도를 겨냥하고 있으며 고체연료로 현대화 됐고 신속한 발사와 이동이 쉽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