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요격돼도 대응타격 못할 것”

북한이 9일 ‘광명성 2호’ 발사에 대한 요격행위에 “보복타격전 개시”를 선언하는 한편 한·미간 ‘키 리졸브’ 합동군사연습기간에 남북간 유일 통로인 ‘군통신’에 대한 차단 방침을 밝히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인공위성으로 주장하는 ‘광명성 2호’ 발사에 대한 요격시도에 대해 가장 위력한 군사적 수단으로 즉각 대응타격하고, 요격행동으로 넘어갈 경우 한미일 본거지에 대한 보복타격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간 ‘키 리졸브’ 연습기간에 “남북사이에 유일하게 존재하여온 마지막 통로인 군통신을 3월 9일부터 차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국방부·통일부 등 정부당국은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며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안전 및 방북 문제, 남북간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 등에 대한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북한이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은 우선 9일 시작되는 ‘키 리졸브’ 연습을 ‘대북침략훈련’으로 몰아가기 위한 사전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와의 회담에서도 ‘키 리졸브’ 연습 중단을 강하게 촉구했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연습 기간 내 동해상에서 운행되는 남한 민항기 안전을 위협하기도 했다.

더불어 자신들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의 발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함과 동시에 실제 요격으로 인해 ‘장거리 미사일 능력’ 과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상황을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티머시 키팅 미국 태평양군사령관은 지난달 2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명령만 있으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고,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일본 방위상도 지난 3일 “일본의 피해가 예상되면 요격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엔케이’와 통화에서 “‘키 리졸브’ 연습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면서 “훈련 자체에 대한 반발과 더불어 ‘한·미연합훈련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킨다’는 외교적 수사를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이어 “미국을 향해서도 ‘침략훈련하지 말고 군사협상하자’고 말하는 것”이라며 “결국 미국과 대화를 위해 남한을 인질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긴장을 단계적으로 고조시켜 한미연습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면서 “결국 군(軍)통신 차단은 행동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요격시 대응타격’이라는 방침을 밝혔지만, 한·미·일과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제 행동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인공위성 발사시 요격하겠다는 것에 대한 ‘즉각 대응’ 방침도 ‘북한식 억지’”라면서도 다만 “발사 자체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 책임연구위원도 “‘대응 타격’ 방침은 미·북 직접대화를 강조한 오바마 행정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