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소강국면…제2카드는 서해 NLL?

▲ 서해교전사건

북한 미사일 발사여부가 일단은 소강국면에 들어갔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며 미국과 양자협상을 요구했으나 힐 차관보는 21일 “6자회담에 들어와서 이야기하자”며 북한의 제의를 거부했다.

20일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발사 협박을 하면서도 ‘제발 좀 우리끼리 대화하자’며 사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은 ‘6자회담 내 대화’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는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강제하려는 제스처임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그렇다고 미사일 발사가 완전히 ‘꺼진 불’이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번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금융제재, 북한인권 등의 국제적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출발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중에서도 금융제재에 대한 반발이 핵심이다.

현재 북한이 처해 있는 졍세를 볼 때 앞으로 설사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를 재천명한다 해도 국제사회로부터 ‘현명한 생각’ 이라는 정도의 ‘칭찬’만 들을 수 있을 뿐 김정일이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그저 물밑 교섭을 통해 미사일을 쏘지 않을 테니 경제지원을 좀 해달라며 중국, 남한에 요구할 수 있는 수준밖에 안된다.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여주기 전이나 상황이 별 달라질 게 없는 것이다. 경제지원이란 것도 중국, 한국으로부터 늘 받아온 것이기 때문에 김정일에게는 새로울 것도 없다. 그렇다고 중국과 남한정부가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으니 ‘착하다’며 경제지원을 듬뿍 더 줄 수도 없다. 그저 예전부터 해오던 대로 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김정일이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현 미사일 발사준비 단계를 계속 끌고 가든가(소강상태)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며 미사일을 발사하여 불리해진 국면을 완전히 바꾸든가(국면전환)▲ 아니면 6자회담에 복귀하든가(일시 항복) ▲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긴장유발(제2카드)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제 2카드’는 다른 유형의 긴장을 유발하는 것이다. 즉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함께 ‘긴장유발 카드’를 하나 더 늘어놓는 것이다. 6자회담처럼 ‘말’로 하는 협상장에서 북한이 늘 새로운 의제를 늘어놓아 협상을 혼란시켜왔듯이. ‘군사적 긴장 의제’를 하나 더 추가해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김정일은 늘 ‘외교는 고자세 외교가 최고’ ‘한번 밀리면 끝까지 밀린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 국면에서 김정일이 ‘항복’하고 단기간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약 북한이 제2카드를 준비한다면 서해 NLL이나 휴전선, 동해상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서해 NLL에서 그동안 북한이 주장해온 ‘서해 5도 통항질서’를 남한에 강제하면서 ‘분쟁지역화’ 하려 하거나, 동해상 이지스 함을 염두에 둔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즉 대포동 2호 발사 움직임이 직접적인 대미 시위라면, 한반도용 시위를 하나 더 추가하여 긴장의 강도를 높이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남한정부와 중국을 더 압박하여 미국이 대북협상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으로 미국이 대북 양자협상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효과는 있다. 또 일정 기간동안은 남한내 대북 여론이 나빠지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평화’를 주장하며 대북협상에 나서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서해 NLL 문제는 노정부가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을 비쳐왔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당분간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잠복성 긴장상태’로 흐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