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사태로 김정일 동선 감추나

▲ 김일성 사망 12주기 추모행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버지인 고(故) 김일성 주석의 12번째 기일을 맞아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을까, 안했을까.

북한 언론은 8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김 주석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름은 빠졌다.

9일에도 김 위원장의 참배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1994년 김 주석 사망 이래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의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해마다 김 주석이 사망한 7월8일 0시나 오전 일찍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았으며, 북한 언론은 당일 이를 크게 보도해왔다.

전문가들은 북한 언론이 참배자 명단에 김정일 위원장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참배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김 주석은 김 위원장의 친아버지이므로 아들이 아버지의 제사에 참배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북한 언론은 김 주석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지극한 효성’을 대대적으로 소개해 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참배를 했으나 최근 미사일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김 위원장의 이름만을 빼놓고 보도했을 수 있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미국 등 국제사회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사일 발사를 지시한 최고지도자의 동선(動線)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 김 위원장의 참배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

특히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내에서 대북 선제공격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다 부시 대통령도 “외교적 해법 외 다른 옵션들을 갖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움직임이 알려질 경우 신변 안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을 수도 있다.

평소에도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을 우려해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이나 산업시찰 날짜를 밝히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한달 이상 지난 뒤 시찰 사실을 보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 사태로 신변 안전을 크게 우려한 나머지 고위 간부들과는 별도로 다른 시간대에 몇몇 측근만 데리고 조용히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12주기 참배자 명단에는 해마다 김 위원장과 함께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던 김영춘 군 총참모장이 빠졌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이번에는 참배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이 참배를 하지 않았다면 이 보다 더 시급하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이 실패로 끝난데다 국제사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압박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김 주석 사망 이후 처음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것을 보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후 파장을 꽤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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