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 방침을 밝힘에 따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후속 조치 논의가 더욱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이고 경제발전의 필수적 요구인 평화적 위성발사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 계획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뒤이어 31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우리의 위성 발사를 한사코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몰아붙이려는 데는 정치군사적 목적이 있다”며 미국의 식량지원 중단 방침까지도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하며 관련국들과의 협조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미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중국 등 다른 나라도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시했다”면서 “동맹국 및 6자회담 참가국들과 ‘후속 조치(next steps)’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속 조치로는 유엔 안보리 제재 방안 등을 포함한 내용들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국 등 6자회담 관련국들 사이에 관련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 양국은 특히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의 로켓발사와 관련한 정보교환 및 공조대책을 집중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6자 회담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북한 로켓발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일 미국을 방문한다.
스기야마 국장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측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 공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스기야마 국장은 앞서 29일에는 베이징을 방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북핵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해 논의했다.
한중일 외무장관들도 오는 7~8일 이틀간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만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동아시아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3국 외무장관회담은 오는 5월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이 문제가 최대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북한 외무성의 리근 북미국장은 1일 독일 베를린 인근에서 열리는 국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 측 전직 고위관리들과 비공식 접촉을 하는 등 미북 간 협의도 이어지고 있다. 리근 국장은 독일로 떠나기 전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시지 전달을 하는 것이 아니고 호상(상호) 관심사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김일성 100번째 생일인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을 4월 초 평양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고위급 인사의 파견을 통해 북한의 로켓발사에 대한 우려를 북한 측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