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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과연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것인가.
당초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는 이르면 18일 경 시험발사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3일이 지난 22일 현재까지 뚜렷한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미사일은 액체연료 주입후 통상 48시간 내에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액체연료 주입완료 여부가 가장 뚜렷한 징후가 된다. 그러나 액체연료 주입완료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미국 일본 내에서조차 정보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미, 일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대북 경제제재 조치 등 강경 대응책이 거론되고 있다. 또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 요격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20일 김승규 국정원장은 국회답변에서 “액체연료 주입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기술적인 측면, 북한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대응과 정치적 상황, 기후 등을 이유로 불확실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발사 가능성을 놓고 다양한 분석을 제기했다.
“北, 국제사회 고립 우려해 발사 안할 것”
국방연구원 김태우 군비통제연구실장은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사일을 발사하게 되면 미일 미사일방어공동체제 구축으로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을 북한이 알고 있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실장은 “만약 시험발사할 경우 미국과 일본이 요격해 버리면 북한은 국제 망신을 사게된다”며 “그렇게 되면 북한은 미사일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미일 방어체제가 공고화되어 더욱 곤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문제조사연구소(RIIA) 이기동 책임연구위원은 “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하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라면서 “중국은 일본의 핵 무장화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지원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시험발사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소 북한전문가는 “북한은 발사 직전까지 가는 등 최대한 긴장조성을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실제 발사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된다는 사실을 김정일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발사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北 정세 불안정,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자유기업원 이춘근 박사는 “미국이 북한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쥐가 고양이를 무는 심정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며 “더구나 북한정세가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사가능성을 무조건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도 “발사 직전까지 갔다가 중단할 가능성도 있지만 북한은 얻고자 하는 것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시험발사를 실제로 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은 1998년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긴장을 조성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현재 김정일은 미사일 시험발사 여부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만약 미사일을 쏘지 않고도 김정일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시험발사는 하지 않겠지만, 반대일 경우 발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