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하면 韓美日中 ‘한반도 로드맵’ 새로 짜자

대포동 2호 미사일이 실제로 발사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놀랍게도 북한에 대한 언급을 최소한으로 자제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의회연설에서 “Made in Korea 배터리가 미국의 하이브리드 차에 장착된다”는 이야기는 했어도, 또 다른 ‘Made in Korea’ 제품인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모든 우선순위가 미국 경제의 회복에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미국이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견해는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우선 미국의 대북유화론자들의 대응책이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 북한이 핵을 포기할 지 전혀 확실하지 않지만, 협상을 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본다. 이들은 북한에 평화협정, 미북수교, 경제지원에 추가하여 경수로 2기, 나아가 ‘6·15와 10·4 선언의 준수’라는 남북 간의 문제조차도 “대북 선물 보따리”의 목록에 넣자고 주장한다. 한 마디로 북한이 거절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대가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자는 것이다.

그들이 이런 주장을 하는 배경은 북한이 ‘실제로’ 한국, 미국, 일본에 의해 위협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정권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한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바로 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선물보따리와 함께,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면 얼마나 많은 혜택이 있는 지를 보여주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미국 대서양 위원회(the Atlantic Council of the United States)’라는 단체는 김대중 도서관과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한국통일문제연구소와 작년 12월 한국에서 국제회의를 열고 여기서 내린 새로운 대북 외교정책을 오바마 행정부에 권고하였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이나 클린턴 국무장관이나, 이번에 새로 임명된 보스워즈 대북특사 모두, 필요하다면 미국은 북한과 직접협상을 하더라도 외교를 통해 북핵을 폐기할 것을 주장해온 사람이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의 대북 유화론자들이 오바마 정부에 위와 같은 선물보따리와 핵을 바꾸라는 권고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사람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즉 한국의 종북주의자들에게는 북한의 핵폐기는 별로 중요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지만, “북한의 핵을 폐기시켜야 한다”는 미국과 한국의 기본입장은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미국과 한국을 대북지원에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은 서울에서 배워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2006년의 부시정부처럼 북한의 협박에 넘어가 대북유화정책을 취하게 되면, 그 결과는 너무나 분명하다. 미국은 북한에게 단물만 빨리고 결국 북한의 핵폐기에도 북한의 개혁개방에도 실패할 것이다. 왜냐하면 단물만 빨고 정작 중요한 본 게임은 다음 번 기회로 끝없이 미루는 것이 김정일 정권의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인민들의 생존은 김정일에게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

여기서 지속적으로 반복 관찰되는 것은 미국의 자칭 한반도전문가들이나 미국의 정치가들의 순진하기 짝이 없는 사고방식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서구의 기준으로 대북외교를 보고, 대북협상을 보고 또 북한이 취하면 참으로 좋을 개혁개방이라는 것을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게 외교란 단지 전쟁의 또 다른 형태이자 필요한 자원을 갈취하는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화론자들은 북한의 실체보다는 그들 자신의 문명기준을 보고 있으니, DJ와 김정일의 노련한 대미 낚시질에 끊임없이 걸리는 것이다. 일단 이 낚시에 걸리면 미국은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동안 ‘대북 외교’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스스로 공언한 상태에서 협상을 깬다면 자신들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미국정부의 부시-라이스-힐의 대북정책이 바로 이런 전철을 밟아왔다.

다른 한편, 드물지만 몇몇 대북강경론자들이 있다.

우선 확인할 점은 미국이나 일본이 대포동 2호를 요격하는 것은 자국의 안전을 위한 적절한 수단일 수 있지만, 그것은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지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대한 대응은 아니다. 또 클린턴 정부시절 국방장관이었던 페리는 미사일이 발사대에 있을 때에 요격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군사조치도 ‘미사일’에 대한 대응일 뿐이며, 북핵을 폐기시키는 데에 이르지 못함은 자명하다. 차라리 핵이 자위수단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정당화시키는 데에 기여할 뿐이다. 또한 “군사적 조치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그간의 미국정부의 위협도 마치 뻥튀기 과자처럼 가볍고 공허하기 짝이 없는 허장허세에 불과하였다.

그렇다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순진한 대북유화론이나 단순한 대북강경론을 넘어서는 효과적인 방안이 있을까?

그 답은 사실 이미 존재하고 있다. 워싱턴은 서울에서 배워야 한다. 즉 오바마 정부는 이명박 정부로부터 대북정책의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종북주의자들은 이명박 정부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색되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자는 호혜의 상호주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서, 책임은 북한에 있다.

또 현재 서해의 NLL, DMZ, 동해상의 민항기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인 대남협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김정일과 노동당 통일전선부 친구들이 얼마나 착잡한 상황에 빠져있는 지 알 수 있다. 북한은 또다시 퍼주기 강요를 위한 대남협박이 심각한 부작용이 있음을 자기들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남협박은 김정일 정권의 ‘말 폭탄’과 그것을 열심히 옮기는 자칭, 타칭 한국의 북한전문가와 언론인들이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협박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있다. 왜냐하면 남한의 종북주의자들의 입장이 심각한 곤경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항기 격추’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대남협박도 아마 ‘의도된 광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우리는 미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아마 북한정권의 예측 불가능성을 두려워하는 미국을 같이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현실이다.

북한의 도발에 공동대처해야 해결돼

그러나 한국국민의 70%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을뿐더러, 북한의 지속적인 협박에 눈썹하나 까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한국국민이 김정일을 스스로 판 무덤에 밀어 넣고 때려잡는 형국이다. 만일 김정일이 대남도발을 일으켰을 경우, 한국국민은 한국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지지할 뿐더러 한마음으로 북한의 배은망덕과 야만을 규탄할 것이다.

여기서 DJ와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수많은 친북 시민단체들은 당장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10년 햇볕 퍼주기의 대답이 핵개발과 대남도발로 돌아왔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가 한국 국민을 스스로 재무장하도록 만들 것이다. 여기에는 김정일의 어떤 대남 프로파간다도 그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기조는 “말은 낮고 부드럽게, 행동은 원칙대로”이다. 북한이 아무리 도발협박을 해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닫은 적도 없다. 남한의 종북주의자들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더라도 설득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바로 “말은 낮고 부드럽게, 행동은 원칙대로”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북한이 광분하면 할수록 지금까지 북한의 확실한 지지기반이었던 종북주의자들도 그들의 정치적 생명을 건지기 위해서는 북한과 거리를 두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바로 이 점이 김정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 오바마 정부가 취할 행동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같은 구조를 형성하면 된다. 지난 2006년처럼 유엔차원의 대북제재 결의가 필요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대북군사조치를 가능하게 만들 필요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을 북한으로부터 떼어 놓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남한의 종북주의자들을 김정일 정권으로부터 떼어 놓는 데에 북한의 도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를 위해 대포동 2호 발사는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아주 좋은 계기인 것은 틀림없다.

여기서 오바마 정부는 북한에게 협상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북핵의 검증가능한 폐기와 평화협정과 경제지원을 동시에 바꾸자는 ‘상호주의 원칙’은 견지하되, 절대로 먼저 협상을 구걸할 필요는 없다.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북한의 기를 꺾는 것이 제1의 과제다. 중요한 점은 이명박 정부처럼 미국정부도 낮은 톤으로 시간을 갖고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고 실천하되 대북제제가 핵심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대북제재는 북한뿐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유화론자와 종북주의자들에게 또 다른 발광의 빌미를 주기 때문이며, 그 실효성도 거의 없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북한에게 인도주의적인 원조 이외에 일체의 경제원조를 줄 필요도 이유도 없지만, “북한에 안 주는 것”이 대북지렛대의 핵심은 아니다.

핵심은 대북제재나 대북외교가 아니라 대중외교에 한국, 미국, 일본이 집중하는 것이다. 즉 동북아의 골치 덩어리 김정일 정권을 중국이 계속 ‘오냐오냐’하며 방치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제는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이 다시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거나, 영변의 원자로를 복구하면 취할 유엔의 군사조치에 중국이 찬성은 물론 동참해야 함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나아가 북한이 테러리스트에게 핵물질을 넘기거나 핵장난을 할 경우, 결코 중국도 무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만일 미국이 테러리스트에 의한 핵공격을 받을 경우, 북한의 핵을 방치한 중국이 무사할 수 있겠는가? 바꿔 말해 북한의 핵은 중국의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었음을 중국은 이제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공동 안보의 확인과 보장은 미국이 북한에 먼저 협상의 손을 내밀 경우 불가능하다는 점을 오바마 정부는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1, 2, 3위와 10위에 근접하고 있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네 나라는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을 포함해서 동북아 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공동대처할 수밖에 없음을 천명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장기적인 로드맵과 천명만이 북한의 광기를 예방할 수 있고 북핵을 폐기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6자회담은 이 경우 5:1의 분명한 단일전선으로 재편되어야 의미가 있으며, 그 재편 가능성이 바로 북한의 대포동 2호의 발사로부터 나와야 한다. 생존과 멸망의 분명한 길, 장기적 로드맵만이 이 비겁하기 짝이 없는 야만 정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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