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와 이웃동네 백수건달

이웃마을에 한심한 가장이 있었다.

아이들은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달려있고, 아내는 식당 접시닦이, 빌딩청소, 남의 집 삯바느질까지 하면서 손발이 부르트도록 밤낮없이 일하는데, 이 녀석은 도박판, 술주정에 계집질까지 하면서 밤낮없이 놀아대는 그야말로 백수건달이었다.

기름칠해 올백으로 빗어 넘긴 머리, 흰 양복에 번드르르 백구두 신고 거리에 나서면 동네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질을 해댔다. 녀석은 거기에 개의치 않는 철면피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빽빽 울어대는 소리가 처량해 이웃들이 쌀과 김치, 먹고 남은 반찬까지 갖다 줬다. 젖먹이를 위해 분유도 건네주고, 학교 다니는 코흘리개들을 위해서 학습장과 자전거를 보내주고, 심지어 그 집 아내가 달거리할 때 쓸 생리대가 없어 그것마저 전해줬다. 건달 녀석이 이뻐서가 아니라 딸려있는 처자식들이 측은해서 그랬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소식이 들린다. 건달 녀석이 ‘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개발하겠다고 별 희한한 전자기기들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발전과 에너지 자원 보존을 위해서라나. 며칠 뒤에는 손수 만든 자동차를 시험까지 하겠단다. 그거 개발한답시고, 어디서 돈이 났는지, 족히 수천만 원은 날려먹고 있단다.

위대한 결단, 숭고한 박애정신이라고 박수라도 쳐줄까? 아니다, 동네사람들이 모두 다 침을 뱉는다. “미친 놈, 그럴 돈 있으면 처자식 밥이나 사서 먹이지!” 내 동생이라면 귀싸대기를 올려붙이고 싶은 녀석이다.

김정일의 ‘장난감’

이웃동네 김정일이 딱 이렇다.

인민은 배를 곪는데 이 녀석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린다고 ‘염병’이다. 그것이 미사일이네 아니네, 연료를 넣었네 안 넣었네 하면서 여기저기서 떠들어댄다. ‘미사일이냐 인공위성이냐’ 하는 말도 안 되는 논쟁은 ‘회칼이냐 과일칼이냐’ 하는 논쟁과도 같다.

도둑놈이 들고 있는 이상, 그것은 언제든 사람을 찌르기 위한 용도일 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탄두에 핵이 실리든, 인공위성이 실리든, 김정일 팬티가 실리든 상관없다. 미친 녀석아, 그럴 돈 있으면 배 곪는 인민이나 먹여 살리라는 것이다. 이번에 6.15행사 대표단을 광주에 보내면서 비행기 기름값 6천만원도 없어 남한에 손을 내민 녀석이 무슨 얼어죽을 인공위성 발사냐는 것이다.

김정일, 이 녀석은 하루라도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으면 불안에 떠는 노출증 환자 같다. 지금 신문을 보자. 월드컵과 미사일, 딱 이 이야기뿐이다. 시기를 잡아도 절묘하게 잘 잡았다. 세계가 둘레 27인치짜리 공이 굴러가는데 넋이 나가있을 때, 하늘을 향해 제 나름의 ‘축포’ 하나 쏘아올려 주목을 끌어보겠다는 것이다.

‘Made by 김정일’표 무기를 구입해온 세계의 테러리스트들과 독재정권, 유유상종의 동지들 앞에서 시원하게 성능 한번 검증해 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떠들썩하다. 내 정보가 맞네, 네 정보가 맞네 하면서 옥신각신이고, 오늘 쏘네, 내일 쏘네 하면서 점을 치고, 여기가 맞네, 저기가 맞네 하면서 매일같이 위성사진을 짚어가며 궁금해 한다. 지방의 별장에서 유리잔에 빨대 꽂고 파르페를 핥고 있는 김정일은, 옳거니 쟤들은 맞구나, 쟤들은 틀렸어 하면서 희희낙락할 것이다.

녀석의 즐거움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래서 정확히 본질을 놓고 말하자면, 북한이 오늘 내일 쏠지 말지 뜸을 들이는 그 무엇의 이름은 ‘김정일의 장난감’이요, ‘취미생활’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미사일을 보지 말고 북한을 보자

김정일의 장난감에 세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내버려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쏘든 말든, 할 것처럼 말 것처럼 온갖 망나니 쇼를 하든 말든, 그냥 네 뜻대로 놀다가 제풀에 지치라는 것이다. 그것이 이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이자, 이 환자가 더욱 미쳐 길길이 날뛰게 만드는 방법이다.

월드컵과 미사일로 떠들썩한 이때, 미사일을 보지 말고 ‘북한’을 보자.

김정일이 쳐놓은 연막에 착시를 일으키지 말고, 여전히 거기서 굶주리고 착취당하며 학살과 폭력, 전대미문의 인권유린에 시달리는 2천3백만 인민을 보자. 시청 앞 광장에서 수만 명이 붉은 옷 걸치고 밤새워 응원하는 ‘무한 자유’를 누리는 남녘이 있는가 하면, 30분짜리 편집영상 보면서 마음 놓고 소리 한번 지를 수 없는 ‘무한 독재’에 웅크린 북녘동포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그들의 오늘을 알리고, 그들의 저항과 연대하자. 이것이 오늘날, ‘김정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유럽의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대단히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결정이다.

필자는 오히려 김정일이 좀 미사일을 한 방, 뻥, 쏘아줬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궤도를 그리며 하늘로 쑤욱 올라가 대기권을 탈출해서 지구를 몇 바퀴 돌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 평양 상공에서 수직 낙하하여 김정일의 침실로 쳐박혀 버렸으면 좋겠다.

지금 필자와 비슷한 심정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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