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핵실험’ 패턴 이어갈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면서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이 ‘선(先)미사일 발사 후(後)핵실험’이라는 도발 패턴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플루토늄 추출과 우라늄 농축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핵탄두 운반기술뿐 아니라 핵분열 기술인 기폭능력을 신장시키는 핵실험은 필수적이다.


과거 두 차례의 핵실험은 모두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실시됐다. 북한은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발사한 후 10월에 1차 핵실험을 했고, 2009년에도 장거리 로켓인 ‘은하 2호’를 4월에 발사한 데 이어 5월에 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올해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실패한 직후 핵실험 준비정황이 포착되자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시한 것도 이 같은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술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은 언제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은 아직까지 핵실험 관련 준비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핵실험에 필요한 기술적인 준비는 돼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과거 핵실험을 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는 현재 4개 정도의 핵실험용 갱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ㄴ’자 모양의 갱도 중 2개는 과거에 사용했던 것이며 나머지는 새롭게 굴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 2차 핵실험 때 북한은 플루토늄 2㎏, 5㎏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 입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핵실험을 감행할 공산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핵보유국으로서 입지를 명확히 다지기 위해 핵실험을 실시해 핵기술의 진화과정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김정일의 최대 공적’으로 내세우면서 자위적 수단인 동시에 첨단과학 강국의 표징으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이 김정일의 최대 공적인 핵개발 업적에 대한 계승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 미사일 발사 예고 하루만인 2일 ‘당당한 핵보유국으로’라는 기사에서 “김정일의 가장 큰 공적의 하나는 핵보유국으로 만드신 것이다. 조선은 당당한 핵보유국이며 핵 억제력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혁명의 재부”라고 강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정일의 제수용품’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연이어 핵실험을 통해 ‘장거리 핵미사일 보유’를 국제사회에 과시하면서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유훈관철을 ‘김정은의 최대 치적’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핵실험 자체는 미사일 발사와 달리 명분과 파급력이 다르기 때문에 북한도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방패막이’ 역할의 중국이 핵실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감행 시기에 있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사일 발사 직후 핵실험은 득(得)보다 실(失)이 클 것으로 봤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동북아 긴장완화를 원하는 중국의 만류라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핵실험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소장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파급력은 다르다”며 “로켓발사는 ‘김정일의 제수용품’이고 평화로운 우주이용권을 앞세워 배짱을 부릴 수 있지만, 핵실험을 감행할 때에는 미중일과의 관계개선이라는 당면 과제를 수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사일 발사 강행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코너에 몰릴 경우 핵실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차 핵실험은 당시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 계좌 동결 등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자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감행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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