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개발 ‘一石四鳥’

최근 미국측이 한국에 대한 위협을 부각시킨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은 여러가지 목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버웰 벨 주한미사령관과 리처드 롤리스 전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은 잇따라 북한의 단거리 탄도탄이 한국을 공격 목표로 하고 있다는 등 한국에 대한 위협임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지대지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개발은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주한미군이 엄청난 화력으로 남쪽에 주둔하는 상황에서 자위적 억지력 보유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F-22랩터 스텔스기를 구매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남한은 이지스함을 개발하고 각종 군사장비를 현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의 국방비도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동북아시아에서 군비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점은 북한의 미사일 현대화 의지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개발이 영토를 지키기 위한 주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외무성이 작년 7월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자위적인” 미사일 발사훈련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따라서 1년 전보다 정확성과 공격력이 더 향상된 북한의 새로운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리처드 롤리스 전 미국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의 말대로 “한국과 일본에 중대한 우려가 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그러나 이러한 억지 차원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다.

첫째는 외화 벌이. 자신들의 수출 상품에 대한 구매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성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 방북한 유럽연합(EU)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판매하는 것은 교역의 일부”라며 “미사일을 사려는 사람을 찾게 되면 그에게 미사일을 팔 것이고 교역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수출금지 대상이 아닌 사거리 100∼120㎞라는 점에서 수출 여지가 비교적 크다.

북한은 이란과 시리아 등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12월에는 스커드 미사일을 적재하고 예멘으로 향하던 북한 서산호가 스페인 선박에 나포되기도 했다.

2005년 문제가 불거진 방코 델타 아시아(BDA)의 북한 계좌가 위조달러 관련 돈세탁용일 뿐 아니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판매자금의 세탁용으로 사용됐다는 게 미국측 판단이다.

둘째로 북한은 미국과 협상카드로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는 6자회담에서 핵문제가 집중 논의되고 있고 ’2.13합의’를 통해 핵시설 동결이 이뤄지면 다음 단계로 불능화를 논의해 종국적으로 핵폐기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핵문제 해결 이후 미사일을 미국과의 추가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6자회담 논의 내용과 ’2.13합의’를 살펴보면 북한은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영변 핵시설을 버리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며 “영변 핵시설은 북미관계 정상화의 과정과 연계해 폐기를 향해 가면서 미사일을 새 카드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끌어내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1998년 10월 뉴역에서 열린 북미 미사일회담에서 미사일 수출 중단에 대한 대가로 3년간 매년 10억달러의 보상을 요구했으며 이후 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미국이 ’넌-루가 법’에 따라 16억 달러 규모의 정부 예산을 마련해 수 천기에 달하는 러시아의 핵미사일을 구매해 제거한 점을 북한이 노리고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 국무부도 2008년부터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시작한다는 업무목표를 밝혔다.

셋째로 북한은 내부적으로 선군정치를 통한 과학강국의 이미지를 구축해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체제결속을 도모하는 데 미사일과 같은 WMD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작년 10월 핵실험을 한 뒤 각종 플래카드를 내걸고 군사강국을 선전해온 점으로 미뤄, 잇단 미사일의 개발을 통해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이겨낼 수 있음을 과시하고 강대국에 맞서는 과학능력을 갖췄음을 주민들에게 고취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벨 주한미사령관과 롤리스 전 부차관이 작년 3월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벨 사령관의 증언과 거의 같은 내용을 최근 되풀이 한 배경에도 시선이 쏠린다.

벨 사령관은 작년 청문회에서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은 북한 미사일 기술의 “획기적 도약”을 보여주는 것으로,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신뢰도가 더 크고, 전장 기동과 운용이 더 높은 정확도와 잠재력”을 지녔으며, 이 미사일의 사정은 “한국을 포함한 한반도내”이기 때문에 한반도 너머에 대해선 “특별한 위협거리가 아니다”고 말했었다.

이에 따라 미 하원이 ’신뢰할만한 대체 핵탄두(RRW)’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등 국방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 국방부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 미 의회에서 국방예산을 심의하는 매년 봄이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방부와 군 고위관계자들의 증언이 쏟아졌었다.

올해 국방예산 청문회에선 이례적으로 한 미사일방어(MD) 고위관계자가 주한미군 기지와 시설 보호를 위해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미사일방어인 패트리어트시스템과 전구미사일방어인 종말비행단계 고고도 지역방어(THAAD) 시스템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역사령관들이 미사일방어망의 확충을 요구하는 것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선 지역사령관의 입장에선 더 많은 방어체제를 갖추고 싶은 생각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벨 사령관과 롤리스 전 부차관의 북한 미사일의 대남 위협론은 또 미국과 일본의 공동 미사일방어(MD) 훈련 실시가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운데 한국의 합류를 우회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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