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로 쓴맛 본 중국과 단맛 본 일본

중국과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유엔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각각 쓴맛과 단맛을 봤다.

중국으로선 혈맹인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사전통보도 받지 못한채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해 들었고, 북한을 설득하러 간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못 만나고 돌아서야 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도 무력사용이 가능한 규정을 삭제토록 하고 러시아와 함께 독자 결의안을 내놓아 결국 만장일치로 이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의 호의를 무시한채 결의안에 대한 즉각적인 불복 의사를 밝혔다.

북한은 또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강한 불신감과 배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이(沈逸) 중국 푸단(復旦)대 국제관계대학 교수는 “북한의 결의안 거부는 중국의 외교적 노력에 직접 찬물을 끼얹는 정도가 아니라 도리어 뺨을 때리는 격”이라며 “솔직하게 말해 북한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또 “북한은 중국의 호의를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이 ’미스터 노(Mr. No)’임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난처한 입장과는 반대로 일본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일본은 예상했던 대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미국과 함께 대북 압박을 선도하면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의하고 심지어 북한 선제공격론까지 내놓았다.

이를 통해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대신한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경찰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다시 한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신청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게다가 일본내 보수 우익세력은 자위권 확대, 군사력 증강, 평화헌법 개정 등의 빌미를 얻어냈다.

지난 98년 북한의 ’광명성 1호’ 발사를 빌미로 미국과 일본이 자국내 정치적 걸림돌을 없애고 미사일방어(MD)체제의 구축에 나섰던 것과 똑같은 양상이다.

홍콩 시티대학 왕구이궈(王貴國) 교수는 “일본 강경파의 뜻은 북한을 억제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대국 이미지를 부각시켜 다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신청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일본은 심지어 최근 대만에 미국산 무기 구매를 서두를 것을 재촉하기도 했다. 이 또한 대만을 한 울타리에 넣은 미·일 안보조약의 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왕 교수는 풀이했다.

중국도 이번 미사일 사태를 통해 북한의 신뢰를 다소 잃긴 했지만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지도국으로서 자국의 외교노선을 시험해보는 계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중국은 개별 국가의 안보와 지역안보의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가졌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을 통한 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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