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디어 유통 시장 ‘확산일로’…”돈 된다”

북한 밀수업자들은 왜 목숨을 걸고 남한 드라마가 복제된 CD 수천장을 들고 압록강을 넘나들까?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이미 외부 미디어 시장이 크게 확산돼 있다. 최신 콘텐츠만 들여가면 한 몫 제대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인애 NK지식인연대 부대표는 5일 하이서울 유스호텔에서 열린 NK지식인연대 주최로 열린 ‘대북 미디어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 “외국 문화를 한번 접하게 되면 거기에 중독되게 되고, 영상물의 질에 대한 요구도 지속적으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 부대표는 또 “당국의 단속 통제에도 불구하고 외부 미디어가 유통되는 원인은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밀수꾼들은 목숨을 걸고 돈이 되는 CD판을 수천 장씩 들여다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 입수한 법 일군 참고자료에도 해안도시 거주자가 CD를 대량으로 찍어 팔다가 적발된 사례가 나와 있다”면서 “이 사람은 함경호라는 무직자로 자신의 집 지하에 복사설비를 갖춰놓고 (대량)유통시켰다. 또 최명달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본 한국과 미국의 영화를 시장에 되팔다가 적발됐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들이 제한된 콘텐츠를 지인들끼리 계속 돌려보는 수준을 벗어나 대량으로 ‘문화 컨텐츠’를 복제해 유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북한 시장 내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수록된 CD 한 장에 북한 돈 2천 원, 대여료는 100~200 원 수준이라고 현 부대표는 전했다.


미디어 기기 또한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는데 중고 노트북은 2백만 원, 1GB 용량의 MP3는 6만 원 정도이다.


또한 영화 2~3편이 들어있는 메모리 칩은 원본 1개에 1만원, 대여비는 2천원 정도라고 한다. CD·DVD나 메모리칩을 대량 복사해 판매하면 할수록 그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유통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 부대표는 이 외에도 북한에서 한국의 드라마를 비롯한 외부 미디어의 수요가 늘고 있는 원인으로 북한의 통치체제 이완을 꼽았다.


“우선 통제를 맡고 있는 간부들부터 제도에 대한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며 “통제 임무를 맡았지만 (단속에 대한) 자각이 매우 약하다. 그러다보니 단속된 사람이 뇌물을 주면 회수한 테이프를 돌려주거나 눈 감아주고 회수한 것을 자기가 보고 바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북 미디어 활동에 대해 발표한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상체계로 무장된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서 대중문화 관련 영상물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북한 내 남한의 드라마, 영화 DVD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활용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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