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군 DMZ 남북관리구역 출입 왜 문제삼나

북측 군당국이 29일 사실상 미군으로 구성된 유엔군의 비무장지대(DMZ) 남북관리구역 출입을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로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미군이 지난 10∼11월에만 사전 통보 없이 남북관리구역내 군사분계선(MDL)의 100m 이내로 접근한 횟수는 총 130차례에 연인원 180여 명에 달한다는 것.

대변인은 특히 “미군이 불시에 나타나 북남 사이에 오가는 차량을 감시하는가 하면 우리측 지역을 촬영하기도 하고 우리 근무성원(경비병)을 향해 손짓과 몸짓으로 희롱하는 것 같은 비정상적 행위를 거리낌없이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만약 북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2003년 12월23일 남북 군사당국이 체결한 ‘동해지구와 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내 경비초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위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합의서는 초소 근무 인원들을 불필요한 군사적 자극을 피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각각 100m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100m내로 진입이 필요하면 상대측에 사전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합의서는 서명 주체가 남북 군사당국으로 사전 통보 대상을 ‘상대측’으로만 언급하고 있어 이 범주에 사실상 유엔군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북측은 “사전 통보는 남북 쌍방 군부가 합의해 채택한 군사적 보장 합의서의 중요한 내용의 하나”라고 상기시키면서 미군의 남북관리구역내 군사분계선 접근을 남북 합의를 내놓고 부정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런 반응은 2002년과 2003년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건설을 위한 남북 군사회담이 진행되던 과정에서 ‘관할권’ 문제를 놓고 유엔사가 ‘민족공조’를 내세운 북측과 갈등을 빚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북측이 “정전협정에 따라 남북관리구역을 포함한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할권이 유엔군에 있다는 남조선 군부의 입장과 태도는 북남 사이에 이룩해놓은 군사적 보장 합의서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자세”라고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이번 북측 대변인의 발표가 이전부터 상투적으로 되풀이해왔던 DMZ 관할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정전협정의 무력화를 겨냥한 노림수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북측 군부가 “남북관리구역의 안전질서를 유지하는 일은 남북협력과 교류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라고까지 못박은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만약 적절한 시정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금강산과 개성으로 통하는 길목을 차단할 수도 있으며, 결국 남북경협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군부라는 사실을 재차 남측에 암시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번 담화는 미군의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출입문 폐쇄를 문제 삼았던 지난 2일 판문점 대변인 담화와 맞물려 미국을 겨냥한 공세적 제스처가 아닌가하는 분석도 낳고 있다.

9.19 6자회담 공동성명 이후에도 여전히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 금융제재, 위조화폐 등을 내세워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내부, 특히 군부의 반발 분위기가 외부로 터져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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