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서해 NLL(북방한계선)뿐만 아니라 휴전선 일대에서도 군사적 긴장 조치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미군의 도발과 위반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남측에 통지문을 보낸데 이어 9일로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북침 훈련이라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8일 남측 군부에 통지문을 보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미군의 도발과 위반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만약 미군이 북남관리구역에서 계속 오만하게 행동한다면 우리 군대는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지문은 이같은 사례로 “지난 1월 5일과 21일 미군이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 군사분계선 30m 계선까지 들어와 우리측 초소를 향해 사진을 찍고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는 차량들을 감시한 것을 비롯해 올해에 들어와 2월 20일까지의 기간에만도 무려 66차에 걸쳐 62명의 인원과 58대의 차량이 북남관리구역 군사분계선 100m 거리 안에 들어와 제멋대로 돌아치는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일신보도 28일 ‘키 리졸브’ 훈련에 대해 “전쟁의 불집을 터치기 위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움직임”이라며 훈련이 끝내 강행될 경우 “초래될 모든 후과(결과)에 대한 책임은 한미 양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북한의 비난은 한반도에 긴장 고조를 이어나가는 한편, 북한군의 육지 도발에 대한 명분 쌓기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북한이 성동격서식으로 서해 NLL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인 다음 휴전선에서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유엔사의 활동까지 문제 삼으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비무장지대(DMZ) 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도발과 함께 미국을 향한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해군력이 한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피해가 적지만 충분히 위기감을 조성할 수 있는 육상에서의 도발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타격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미국의 외각 때리기를 통해 한국에도 동시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위원은 북한의 도발은 “협상에서 유리한 측면을 선점하기 위해 해상과 육상을 가리지 않고 일어날 것”이라며 “그 것은 미사일 또는 총에 상관없이 일단은 쏘고 볼 확률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