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물타기 외교’…중·러에 명분? 부메랑 효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천안함 사건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남북간 ‘외교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민·관합동조사단이 유엔안보리 이사국 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북한은 지난 11일 안보리 의장국에 직접 해명을 요청한 데 이어 15일에는 공식기자회견을 예정했다.


북한은 그동안 국방위원회 및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의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무관함을 주장해왔다. 이후 천안함 사건이 유엔안보리에 공식 회부되자 공세적인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기자회견 등의 행보는 일단 합조단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브리핑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조단이 유엔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상임이사국을 비롯해 유엔회원국들이 북한의 소행으로 인정하게 될 것을 대비한 ‘물타기 시도’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북한은 대내외 선전매체들을 통해서 무관함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우리 측의 국제적 조사결과와 이에 따른 공격적 외교 행보에 국제사회의 대북한 여론이 악화되자 적극적인 해명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란 분석이다.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안보리 제재에 직면해 있는 북한으로선 이번 천안함 사건에 따라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 내지는 ‘의장성명’이 나오면 경제·외교적 고립으로 사면초가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란 지적이다. 


북한 외무성이 지난 4일 ‘유엔안보리에서 천안함이 논의되면 군사적 조치 등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등 유엔의 대응수위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쓴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북한은 적극적 외교행보를 통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자신들을 소극적으로나마 지지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필요성도 있다.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경우 중·러의 입장변화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기자회견 등의 행보가 오히려 ‘부메랑 효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제적인 조사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객관적 증거나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말’ 뿐인 막무가내 식 해명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켜 한국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유엔대표부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한 것은 그만큼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내부적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한국 합조단의 브리핑 직후 북한은 우리 측 조사결과에 반박하는 대응 브리핑을 가졌으나 설득력 없었다는 것이 회의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합조단은 이날 동영상과 파워포인트 등 조사 결과의 객관성과 과학성을 보여줬으나 북한은 ‘피해자’라며 대부분 객관적인 근거 없이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향후 안보리 논의에서 중·러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나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들어난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행보는 중·러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 교수는 “북한의 이러한 행보가 북한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뒤엎을 수는 없지만 중국이 찬성할 것이냐 기권할 것이냐 등의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는 데는 일정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한국정부가 유엔대표부에서 안보리 비이사국 20~30여 개국에게 별도의 브리핑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북한과 천안함 관련 외교전은 더욱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참여연대가 지난 11일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의문이 있다’는 내용의 문건을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에 보낸 것을 근거로 북한은 우리 측의 조사결과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벌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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