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화유산보호법 제정…”김정은 치적쌓기用”

북한 당국이 최근 무형 유산에 대한 관리·보호 조항을 포함한 ‘문화유산보호법’을 채택해 문화유산 관리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일가(一家)의 사적지가 우선 관리대상인 북한에서 문화재 관리 사업이 개선될 여지는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 8일 ‘문화유산보호법에 대하여’라는 기사를 통해 “최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에서는 우리 민족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더 잘 보호, 관리하기 위해 종전에 채택됐던 문화유물보호법의 효력을 없애고 문화유산보호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민주조선은 문화유산보호법에 대해 “성, 건물, 탑, 비석 등 유형(有形) 문화재와 더불어 언어, 구전문학, 무대예술, 사회적 전통 및 관습, 명절, 전통수공예술, 민속놀이 등 무형(無形) 유산의 발굴·수집·관리·복원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 법은 기존 문화유물보호법과는 달리 무형문화재에 대한 관리와 복원 등을 추가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 법은 “문화유산의 보호 관리는 국가·사회적 사업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해 문화유산 담당 관리제를 시행한다. 이와 관련, 세계 여러 나라·국제기구와 교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김일성 부자 관련 사적지 관리가 우선이라는 점 ▲문화재 관리 인력에 대한 혜택·대우가 전무(全無)하다는 점 ▲문화재와 관련된 주민대상 교육이 부족하다는 점 ▲재정부족 등을 이유로 ‘문화유산보호법’ 채택이 북한 유·무형 문화재 관리의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북한에는 각 시·도 해당 지역 등에 문화유적관리소가 있는데 이곳에 대한 국가적 투자는 매우 적다”면서 “문화유적 관리는 전문지식이 없는 노인들이나 주변 거주민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고구려·고려 시대의 유적지가 많은데, 북한 당국에서 주민들에게 이 같은 사적지를 소개하거나 참관시키는 사업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면서 “당국·주민들이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새로운 법이 채택됐다고 문화재 보호·관리에 초점을 둔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문화유산보호법 채택은) 단순한 김정은 치적 쌓기 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른 탈북자는 “사적 관리와 관련된 북한 당국의 예산은 김 씨 일가의 사적지에 대한 관리·보호와 이를 담당하는 인력들에 집중되기 때문에 일반 문화유산에 투입될 예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북한 내의 문화유산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 1994년 3월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결정 제46호로 ‘문화유물보호법’을 채택한 바 있다. 이후 1999년 1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372호로 이 법을 수정·보충한 것이 최근까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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