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업자 “일본 차 금지하면 뭘 타란 말이냐?”

▲북한의 신흥부자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일제 닛산 승용차 ⓒ데일리NK

김정일이 최근 ‘국방위원회 명령’으로 북한내 운행 중인 일제 자동차의 전량 회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그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연합뉴스는 19일 대북소식통을 인용,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1월 1일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 뒤 나오다가 길을 가로막고 있는 고장 난 일제 차를 목격하고는 회수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당국이 일제 차 중 김정일의 명의로 영화배우와 체육인들에게 전달된 선물용 자동차와 인민보안성, 군 공병국 등 극히 일부 기관의 장비를 제외하고 모두 사용금지 및 회수조치를 취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러나 김정일의 이같은 지시가 통행수단의 절대 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김정일의 지시’가 최근 북한에 성행하는 불법자동차 등록과 관련한 북한당국의 내부단속용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 북한은 소수의 고위층 간부들만 벤츠 승용차를 사용할뿐 대다수 중간급 간부들은 일제 차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조총련에 친척을 둔 재일교포들까지 가세해 그 수량이 만만치 않다. 특히 90년대 초 시작된 중국과의 일제 중고자동차의 밀무역은 값싼 일제 중고차를 대량 보급시켰다. 물론 일반 인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값싼 일제 중고자동차는 지금 북한의 무역업자들이 애용하고 있다. 사실상 현재 북한에서 움직일 수 있는 승용차의 대부분이 일제 승용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단동에 나와있는 북한 무역업자 H씨는 2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전기사정 때문에 기차보다 승용차로 국경지역과 지방으로 출장다니는데, 일제 승용차를 다 회수하면 뭘 타고 다니라는 소린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2월 초에도 신의주에서 닛산 자동차를 이용했다면서 김정일이 1월 1일부터 일제 자동차 전면 사용금지령을 내렸다는 것은 사실여부를 떠나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법 자가용 제재조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H씨는 돈 있는 사람들이 기관기업소에 자동차의 적을 걸고 몰래 사용하는 불법 승용차들이 많다고 말했다. 나라에 세금을 안내고 기관기업소 명의로 번호판을 받아내고, 기관기업소측은 번호판을 준 대가로 몰래 돈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관기업소 명의의 번호판을 달면 통행증을 받기도 쉽고 무역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당국이 이를 금지시킨 게 아니냐고 그는 추측했다.

H씨는 또 최근 대북경제제재에 일본이 가장 앞장서고 있는 점을 김정일이 못마땅하게 여겨 한마디 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80년대 러시아제 볼가 승용차와 루마니아제 닷찌아 승용차를 각 시, 군(구역)당 책임비서들과 군 사단장급 인사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90년대초 동구권의 몰락에 따라 부품공급 차질로 볼가와 닷찌아는 대부분 폐기 파손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90년대 중반 일본으로부터 1대당 5백~3천 달러에 일제 중고승용차를 대량 구입하여 중국에 밀수하여 폭리를 얻고 일부는 북한 내에 보급되였다. 현재 돈 있는 북한무역업자들의 일제 승용차도 대부분 이때 구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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