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北 무기 운송’ 伊 오팀 대표

이란으로 향하던 도중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압류된 북한제 무기가 든 컨테이너의 운송을 담당한 이탈리아 오팀(OTIM)사 마리오 카르니글리아(68) 대표는 연합뉴스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해상운송 일정을 비교적 자세하게 공개했다.

지난 8일 오후(한국시간 9일 오전) 로마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카르니글리아 대표는 그러나 컨테이너에 든 화물이 무기인 줄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북한 측 수출기관의 이름을 밝히는 것도 끝내 거부했다.

무기 압류 사건 발생 후 카르니글리아 대표가 언론과 대면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북한에 들고 나는 물품들의 운송을 담당해온 이후 이번이 첫 사고”라며 “(무기가 실렸다는) 컨테이너가 압류됐다고 해서 물질적 손실은 없지만, 마치 회사가 무기수송에 깊이 관여한 것처럼 알려져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4∼5 차례 평양을 방문했다고 소개하면서 “북한의 정치인을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요 내용.

–북한과는 어떻게 사업 인연을 맺게 됐나.

▲우리는 1975년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무소를 열고 중국 관련 사업을 해왔다. 로마 주재 북한 대사관의 추천으로 2000년부터 북한에 물자를 운송하는 일을 해왔다.

–주로 북한에 어떤 물건들을 공급해왔나.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용품, 타일 등 건축자재 등 온갖 물품들이다. 또 이탈리아 피아트 자동차의 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분해해 컨테이너에 실은 뒤 북한 남포항에서 재조립하는 식의 사업도 했다. 북한 맥주의 병입(보틀링) 사업도 하고, 관광사업도 한다.

–컨테이너가 북한을 출발한 것은 언제인가.

▲(서류를 보며) 남포항에서 5월30일에 출발했다. 중국 다롄(大連)을 출발해 상하이(上海)로 향한 것은 6월13일이다.

–일부 미국 언론매체는 UAE 코르파칸항에서 적발된 정기 대형화물선 ANL 오스트레일리아호(이하 ANL호)에 컨테이너가 실린 장소가 다롄항이라고 보도했는데.

▲잘못된 보도다. 다롄항은 ANL호의 정기노선 경유항에 들어 있지 않다. 남포에서 다롄까지는 북한 선적 연안수송선이 운반했고, 다롄에서 상하이까지는 중국 선적 연안수송선이 운반했다. ANL호에 컨테이너가 옮겨진 곳은 상하이다.

–무기가 실린 것을 정말 몰랐나.

▲컨테이너가 남포항에서 올 때부터 봉인돼 있었다. 그래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

–북한 측 수출업자는 누구인가.

▲사업윤리상 수출업자 이름은 밝힐 수 없다. 양해해달라.

–그럼 주문한 회사는 어디인가. 이란 혁명수비대와 관련있는 TSS라는 설이 있는데 사실인가.

▲이란업체가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운송서류에는 중국업체 C사로 돼있다. 우리는 그냥 중국에서 이란까지 운송만 맡았다.

–미국 언론에서 오팀 사 직원이 직접 ANL호에 승선했다고 보도했는데 맞나.

▲ANL호에 실린 컨테이너가 수백개다. 겨우 컨테이너 10개 때문에 직원이 승선하겠는가.

–무기가 실린 컨테이너고 압류됐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나.

▲운송을 의뢰한 중국운수업체로부터 화물이 코르파칸항에서 압류됐다는 것을 통보받은 오팀의 중국 지사 직원이 알려와 알게 됐다. 그러나 C사의 연락은 무기가 실렸다는 내용은 아니었다. 북한제 무기라는 말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 지금도 믿기지는 않는다.

–정상적인 화물이라면 50여일째 압류돼 있는 상황에서 화주나 의뢰인이 화물 반납 등 후속처리를 요구해야 하지 않나? 연락은 있었는가?

▲지금까지 북한 측 수출인이나 중국측 의뢰인으로부터 아무런 질문이나 요구를 받은 바 없다. 화물은 현재 코르파칸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제 물건 위치 등을 추적해볼 생각이다.

–북한에는 자주 가는가.

▲4∼5번 정도 갔다. 평양에서 골프를 친 적도 있다. 최근에 간 것은 3년 전이다. 난 자주 못가지만 베이징 지사에 있는 직원은 정기적으로 북한에 간다. 원래는 다음 주에도 베이징지사 직원이 평양에 갈 예정이었다.

–북한 고위층과도 친분이 있을 것 같은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난 적은.

▲(크게 웃으며) 전혀 없다. 북한 정치인들과는 만난 적이 없고 사업 관련 인사들만 만났다.

–컨테이너 압류로 손실을 입지는 않았는가.

▲물질적인 손실은 없지만,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앞으로 북한과 거래할 때는 더 조심해야겠다.

–이번 일로 오팀 사가 유엔 등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과는 사업을 계속할 생각인가.

▲그렇다. 북한과의 사업이 쉽지는 않지만 계속한다. 아직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대리석 절단기를 보내줄 수 있느냐는 북측의 문의가 있었다. 대리석 절단기를 어디에 쓰려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최근 유경호텔 공사를 재개한다는 보도를 봤는데 거기에 쓰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최근 평양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오픈했는데 거기에 관여했나.

▲(웃으면서) 아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신문을 통해 알았다.

–남한 쪽과는 사업을 안 하는가.

▲에이전트가 있지만 이름을 밝히기는 곤란하다. 남한 쪽에는 주로 이탈리아제 기계류와 가구류 수출품을 운송한다. 우리는 박람회 등 각종 대형 전시회 개최도 하는데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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