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모략 주장’에서 ‘핵실험 경고’까지

북한은 2002년 2차 북핵위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핵무기 개발 의혹을 자신들에 대한 모략이라고 강력히 부인해 왔다.

지난 1994년 제네바합의 이후 북한은 표면상 핵관련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제스처를 취해왔고, 자신들에게 핵개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핵의혹 딱지를 붙여 국제여론을 유리하게 환기시키고 협상 지위를 높여보려는 음흉한 목적만을 추구하고 있다”(2001.6 조선중앙통신)고 관영 언론을 통해 비난해 왔다.

북한은 2002년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 당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농축 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한 뒤에도 한동안 핵의혹은 “켈리 차관보가 지어낸 말로 부시 행정부의 대조선 핵 각본과 모략에 따른 것”(2003.4 조선중앙방송)이라는 등의 말로 부인해 왔다.

그러던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비공식적이나마 최초로 시인한 것은 2003년4월.

당시 북.미.중 3국이 참여해 열린 북핵 3자회담 기간 리근 외무성 부국장은 회의 석상 밖에서 미국측 대표들에게 “우리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나 폐기할 수 없다. 그것들을 실험할 것인지, 수출할 것인지, 증산할지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고 통보, 국제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곧이어 같은 달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필요한 물리적 억제력을 갖추기로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물리적 억제력’을 언급했고, 같은 해 8월 제1차 북핵 6자회담 때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미국의 켈리 차관보에게 “우리가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또 한번 위협했다.

이어 두 달 뒤인 10월에는 외무성 대변인이 “8천여개의 폐연료봉에 대한 재처리를 완료했고, 이를 통해 얻어진 플루토늄은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용도를 변경시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은 이후 사실상 핵보유국을 전제하는 모습을 취해 왔다.

2004년6월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제3차 6자회담 중에 “핵무기를 더 이상 만들지 않고 수출하지 않으며, 실험하지 않겠다”고 발언했고, 급기야 지난해 2월10일에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미 부시 행정부의 증대되는 대조선 고립압살 정책에 맞서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에서 단호히 탈퇴했고,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올들어 미사일 시험발사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더욱 어려워지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역시 초반에는 북측은 핵실험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인 리찬복 상장(중장)이 지난달 방북한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에게 “북한은 작은 나라라서 지상이나 지하를 막론하고 핵실험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인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보유선언을 한 지 1년8개월만에 이뤄진 핵실험 실시 경고로 이 말은 불과 며칠 만에 틀린 소식으로 판명됐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