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농사철인 5월을 맞아 북한에서 ‘모내기 전투’가 시작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평안남도 평원군 원화리 원화협동농장에서 올해 모내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 협동농장은 1952년 5월 10일 김일성이 방문해 농민들과 함께 씨앗을 뿌렸던 곳으로 북한은 매년 이 농장의 모내기 시작 소식을 전하며 모내기철을 맞는다. 시범단위인 이 농장에서 모내기가 진행되면 북부 산악지대를 제외한 전역에서 모내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중앙통신은 “전에 없이 불리한 일기조건 속에서도 이곳 일꾼과 농장원들은 벼모판 관리에 힘을 쏟아 실한 모를 키워냈다”며 “뜨락또르(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수리·정비도 제때 끝내고 만반의 준비 끝에 모내기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원화협동농장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대내매체를 통해 모내기하는 모습이 공개되는 시범단위이기 때문에 중앙 차원에서 농기계 등도 지원한다. 중앙의 ‘배려’를 주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해서다. 또한 모내기에는 중앙당 간부를 비롯해 도 농촌경영위원회 간부들도 다수 참석한다.
하지만 일반 협동농장의 경우엔 사정이 다르다. 연유나 기계부속 등을 자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에선 기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력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또 농지정리가 되지 않은 곳 역시 인력으로 모내기를 한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거국적인 모내기를 독려했다.
신문은 “농사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에서 모내기 전투에 필요한 로력과 설비, 물자들을 최우선적으로, 무조건 보장해줘야 한다”며 “밥을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내기전투에 한사람 같이 떨쳐나 온 나라가 농촌지원으로 법석 끓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내기철이 되면 학생들을 비롯해 군인들이 대거 동원된다. 북한의 청소년들은 5월 한달 내내 ‘모내기 전투’에 투입된다. 잔인한 5월로 여겨질 만한 이 기간에 학생들은 학교에도 가지 않은 채 협동농장에 머물며 농장 일을 해야 한다. 중학교 3학년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다(보통 12~19세).
북한은 통상 일모작의 경우 5월 10일을 전후 모내기를 시작해 5월 말에서 6월 초순까지 끝내고, 이모작 논은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모내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