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명절 풍경도 양극화…나물반찬 vs 통돼지

북한에서 음력설은 2003년 김정일의 지시로 쇠기 시작했다. 북한 매체들은 주민들이 설 명절 기간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찾고 연 날리기 등 각종 놀이를 즐긴다고 선전하고 있다. 


주민들은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이웃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하거나 가족단위로 설 음식을 먹는다. 식량난이 심각하지만 그래도 명절은 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도 떡 한 점이라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날을 손 꼽아 기다린다. 북한에서는 설날에 떡국을 먹는 집이 거의 없고 대부분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생활의 여유가 없는 편이기 때문에 명절 떡을 준비하려면 한 달이나 보름 전 부터 쌀을 조금씩 절약해야 한다. 이 쌀로 값이 싼 콩을 속에 넣고 송편을 만든다. 


이와 달리 간부들은 명절 음식도 뇌물로 받아 풍족하게 먹는 편이다. 최근에는 명절 풍습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평안남도 내부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명절도 이제는 돈과 권세 있는 사람들의 날이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걱정 거리”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노동자나 일반 주민들은 고기 살 형편이 되지 않아 집에서 나물로 음식을 하거나 두부를 만들어 먹는데 그 나마 콩도 없는 집들은 흰쌀밥 한 끼 해먹는 것도 여의치 않다”면서 “돼지고기나 술 등은 노동자 월급 3000원으로는 살 수 없을 만큼 비싸다”고 말했다.


이런 일반 주민과 달리 간부들에겐 명절 음식이 넘쳐난다. 간부들이 먹는 음식은 대부분 지역 식당과 급양 부서에서 ‘명절 뇌물’로 들어온 것들이다. 이들은 시도당 간부들에게 보낼 술과 고기 등을 분담해 준비한다.


급양관리소 지배인이 산하 각종 식당들에게 지시를 내리면 식당에서는 물고기(생선) 요리, 고기 요리, 국수를 분담해 준비한다. 이렇게 올라온 요리는 군당 책임비서와 조직비서, 검찰서 소장, 보안서 소장, 인민위원회 위원장, 초급당비서 등 군급 책임간부들의 집으로 배달된다.


지난해 평안남도 평성에서는 양정사업소 지배인이 고급 떡과 통돼지를 군(郡) 당 간부들에게  뇌물로 바쳤다. 그런데 간부들은 이런 음식을 이웃집과 절대 나눠 먹지 않는다. 그냥 남으면 버린다고 한다. 이웃집에 나눠주고 싶어도 뇌물을 받았다는 것을 들킬까 봐 모두 내다 버린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한다.  


소식통은 “평양과 지방의 격차도 심하다”면서 “작년 설에도 김정은은 평양 시민들에게 고기, 생선 등 풍족하게 공급해줬지만 지방은 술한병, 콩기름, 비누, 과자 한봉지 정도가 전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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