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명단삭제 절차와 효과

미 백악관이 26일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서 제출에 맞춰 북한을 국무부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하고 적성국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다짐함에 따라 이를 위한 절차가 곧 본격화될 전망이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를 환영한 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해제하고 북한을 45일 내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공표함으로써 북한의 조치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르면 이날 중 미 의회에 제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8월 중순께 테러지원국 오명 씻을 듯 =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절차는 입법사항은 아닌 행정부의 재량사항이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이 같은 방침을 통보한 지 45일 후에 발효되게 된다. 8월 중순께는 북한이 테러지원국이라는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는 대통령의 뜻과 함께 ▲이전 6개월간 북한이 국제테러활동 지원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과 ▲향후 북한이 국제테러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는 내용을 증명하는 것이 포함되게 된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1987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이후 국가 차원의 어떤 테러활동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또 북한은 지난 10일 외무성 명의의 성명을 발표, 유엔 회원국으로서 반(反)테러를 위한 모든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혀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장애물은 하나 더 남아 있다.

미 행정부가 45일간 북한의 핵신고 내용을 철저히 검증하고 북한의 핵협력 태도를 평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어떤 혜택 받게 되나 = 북한이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되면 그동안 미국의 무기수출통제법, 수출관리법, 국제금융기관법, 대외원조법, 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의거해 제재를 받았던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다.

무기수출통제법은 테러지원국에 대해 미 군수품을 직.간접으로 수출.재수출.여타 방법으로 제공(판매.임차.증여 등)하거나 미 군수품 이전을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테러지원국의 미 군수품 획득과 관련해 신용거래.지급보증.여타 재정지원 제공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수출관리법은 테러지원국에 군수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제품.기술을 수출할 경우 허가를 얻도록 하고 있으며 수출 30일 이전에 품목 및 수출이유를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특히 미사일 관련 제품.기술수출은 전면 금지된다.

국제금융기관법은 IMF(국제통화기금), IBRD(국제부흥개발은행,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관들이 테러지원국에 차관제공.여타지원을 위해 해당 국제금융기관의 자금을 사용할 경우 미국측 집행이사가 이에 반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대외원조법은 테러지원국에 대해 PL-480 식량지원, 평화봉사단 지원, 수출입은행 신용대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적성국 교역법은 테러지원국과의 교역 및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해제됨과 동시에 북한은 이 같은 5가지 법적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다.

그러나 당장 북한이 미국의 모든 제재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전망된다.

북한은 테러지원국에 따른 지정과 별개로 마약.가짜담배.위조화폐 제조 및 유통 등 불법활동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으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도 일단 이번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대상 해제 두 가지만을 약속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면적인 제재 해제는 북미관계의 정상화 이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으로선 무엇보다도 테러지원국이라는 ‘주홍글씨’를 떼고 국제무대에 평범한 일원으로 설 수 있게 된다는 게 가장 큰 효과라 할 수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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