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면담’ 암시한듯..玄회장 또 체류연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3일 방북 일정을 하루 더 연장, 14일 귀환키로 한 것은 이날 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 회장은 12일까지 김 위원장과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 이날 북측 당국으로부터 김 위원장 면담에 대한 확약없이 막연하게 체류 연장을 권고받았을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김 위원장 경호 문제 때문에 외빈에게 김 위원장 면담 일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북한의 통례이기에 이번에도 확답을 주지 않은 채 `하루 더 머무는 것이 어떠냐’는 식의 권유를 했고 그에 따라 체류 연장을 결정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체류연장 결정 배경이야 어쨌든 이번 연장을 계기로 면담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보다는 성사될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현 회장과의 회동에 뜸을 들이는 배경을 둘러싸고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은 회동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회동 일정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방북과 이어진 미국 여기자 석방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 회장 방북으로 예상되는 성과에 대한 세인의 관심을 한껏 끌어올린 뒤 현 회장 면담과 억류 근로자 석방을 연출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거두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김 위원장이 현재의 대북 제재 국면을 협상국면으로 바꾸는데 도움이 되는 `이벤트’를 연출한다는 복안에서 현 회장을 평양으로 불렀다는 분석과 맥이 닿는다.

또 김 위원장 나름대로 현 회장을 통해 남측에 전할 메시지 등을 숙고하느라 면담을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이번 현 회장의 방북은 클린턴 방북과 달리 치밀한 사전 준비와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김 위원장도 현 회장을 매개로 남측에 요구할 사항, 현 회장에게 줄 `선물’ 등에 대해 여러 가지로 검토할 것이 더 있는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 회장 방북 이후 현 회장과 김 위원장간 회동 성사가 유력하다는 우리 측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남북관계가 남한 사람들 생각처럼 그렇게 호락호락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일부러 뜸을 들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 회장과 김 위원장간 회동이 지연되면서 억류 근로자 석방 문제에도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풀려나기 전까지 예단할 순 없지만 비관적 전망은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현 회장을 평양으로 부른 것 자체가 유씨를 석방하겠다는 신호였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만약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만날 생각이라면 만난 자리에서 유씨 석방 입장을 통보한 뒤 유씨를 석방할 가능성이 있으며, 또 현 회장을 만날 생각이 없더라도 그것이 유씨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로 볼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이 만날 경우 유씨의 석방은 더 확실해 지겠지만 설사 두 사람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해서 유씨가 풀려나지 못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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