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만경봉호’ 외국인 관광객 거의 없고 북한인만 가득”

진행 : 북한 만경봉호가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첫 해상 정기 여객선으로 운항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만경봉호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유엔 대북제재로 북한 선박에 대한 감시가 특히 삼엄해지면서 만경봉호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게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김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입항한 만경봉호 모습. 만경봉호에 탑승했던 북한 노동자들에게서 간부급으로 보이는 인물이 신분증을 회수하는 장면(빨간 원)도 포착됐다.  /사진=데일리NK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해상 화물·여객선 ‘만경봉호’. 지난달 18일 중국 여행사 대표들을 태우고 첫 시범 운항에 나서면서 상업 운항에 본격 들어갔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만경봉호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지난 2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입항한 북한 만경봉호의 모습을 데일리NK가 단독 포착한 결과, 약 20명의 승객이 만경봉호를 이용했으나 이중 러시아인이나 중국인 관광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북 소식통은 “만경봉호 탑승객들은 대부분 북한 국적의 여성 승무원들과 남성 노동자들이었고, 외국인 탑승객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배에서 내리자마자 인솔자로 보이는 간부가 나타나 신분증을 모두 수거해갔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한 만경봉호에서 내린 탑승객들. 외국인은 보이지 않고, 모두 왼쪽 가슴에 초상휘장(김일성·김정일 배지)을 단 북한 사람들 뿐이다. /사진=데일리NK

만경봉호는 지난달 25일부터 매주 1회씩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며 승객과 화물을 운반하는 등 본격적인 상업 운항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200여 명을 태울 수 있는 9천700t급의 선박에 외국인 관광객이 탑승하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만경봉호를 관광 사업에 활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인이 만경봉호에 탑승하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라는 건 그만큼 사업이 잘되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만경봉호가 도통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데는 북한 나선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이 나빠진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입니다.

애초 나선을 찾던 외국인들은 관광객보단 투자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북한 측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속여 사업 결과물을 회수하거나 갈취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나선에 흥미를 보이는 외국인 사업가들이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유엔 대북제재의 영향도 한몫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소식통은 “유엔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 선박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가 삼엄해졌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굳이 만경봉호를 이용해 관광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겠느냐”면서 “대북제재 속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인적교류와 경제협력을 확대해보겠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었던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같이 만경봉호가 관광 사업에 있어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만경봉호의 대북제재 위반 여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본래 만경봉호는 1950년대 후반 북한 강원도 원산과 일본 니가타항을 오가며 재일동포를 북한으로 실어 날랐고, 1984년부터는 화물을 싣고 일본을 드나들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을 계기로 일본은 만경봉호를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러시아와 북한 간 만경봉호 취항 결정 당시부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유엔 대북제재와 만경봉호 운항 사이에는 아무런 연계가 없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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