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막 나가는’ 軍 외화벌이에 제동

북한 당국이 그동안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제재속에 ‘자력갱생’을 내세워 각 부문의 외화벌이를 권장해 왔으나 최근 ‘웃자란’ 군부 산하 외화벌이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최근 남북경협 창구를 비롯해 대남관련 기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을 벌이고, 시장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사회주의 체제의 기강을 다잡고 있는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다.

대북 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사장 법륜)은 21일 북한 소식지인 ‘오늘의 북한소식(112호)’를 통해 “지난해 연말, 군부대 명칭으로 된 무역 회사들과 국가가 정식으로 인정하지 않은 무역회사들을 일체 재정리하라는 12월 23일 방침이 있었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북한 군부 산하 외화벌이 회사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식지는 북한 노동당이 “지난 1일 모든 군부대들에서 군부 출장소와 군부 산하 외화벌이 회사를 없애고 강성(건실한) 무역회사를 살릴 수 있도록 기구를 줄여야 하며, 지방에서는 군부보다 당 기관을 우선 내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지시문을 각 도(道)에 내려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은 모든 분야에서 군을 앞세우는 `선군정치’에 따라 국가예산의 16% 가량(2005년 기준)을 군대에 할당하면서 군부가 자체 소요 예산 일부를 스스로 충당하도록 하고 있고, 군부는 무역회사를 통해 직접 외화벌이도 하고 있다.

북한군은 1995년 외화벌이 사업을 총괄하는 전문기구인 44부를 인민무력부 직속기관으로 신설하는 등 외화벌이 기구를 개편, 30여개에 이르는 무역회사를 직영해 이익금을 군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인민무력부 근무 경력이 있는 탈북자가 증언하기도 했다.

좋은벗들 소식지는 “지금까지 모든 군부대들에서 선군정치 명의 하에 위에서 비준을 받아야 하는 일을 비준 허가도 없이 제 마음대로 처리하고 도처에 출장소를 세워놓아 자금을 탕진하였으며, 무역도 마음대로 하다 보니 국가 자원을 허비하고 국가 재산에 막대한 피해와 손실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한 간부는 “군부의 비리와 만행이 노골화되어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고, 전국 백성들의 생활 형편이 점점 어려워지자 민분(백성의 원성)을 삭이고 군부도 통제하자는 목적에서 내려진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북한 당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6자회담을 통한 핵문제 협상과 대미관계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는 전환적인 상황에서 이들 사안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그에 대처하는 새로운 정책적 전환을 시도하려는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공화국(북한) 창건 60돌을 맞는 올해를 조국청사에 아로새겨질 역사적 전환의 해로 빛내이자”는 구호를 내세운 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이를 반복 강조하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부문에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내놓기 이전에도 대대적인 정풍운동을 벌였었다”면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발전정책을 내놓기 위해 국가 기관의 체제를 정비하는 차원에서 군부의 ‘환부’에 대해서도 일정한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은 2001년 경제난으로 대외부문 종사자들 사이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던 외화 등의 착복을 막기 위해 국가안전보위부 등 통제기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해 사회 각 부문의 비리척결에 나섰던 적이 있다.

한편 북한 군부 산하 무역회사는 인민무력부 직영 매봉무역총회사(1980년 설립)와 유진상사(1992년),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산하 룡성무역회사(1992년)와 남해무역회사(1991년), 인민무력부 정찰국 산하 비로봉무역회사(1998년)와 모란회사(1992년), 인민무력부 도로국 산하 은하수무역회사(1991년), 인민무력부 운수관리국 산하 만풍무역회사(1987년)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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