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마약장사, 매년 1천만 달러 넘는다

▲ 함북 청진 나남제약공장에서 만든 아편가루

요즘 북한에는 마약중독자와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북한에 친척방문을 다녀온 조선족 중국인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손님 앞에서도 거리낌없이 콧구멍 하나를 막고 한쪽 콧구멍으로 아편 연기를 들이 마셔 깜짝 놀랐다고 한다.

또한 약전(藥典)에도 나와 있지 않은 ‘진통제’라는 약을 당국이 생산하여 팔고 있는데, 이것 역시 복용하면 아편과 같은 작용을 하며 중독성을 지닌 것 같다고 전했다. 지금 북한에서 돈이 조금 있는 주민들은 아편을 흡입하고 이런 ‘진통제’를 사먹고 있다고 한다.

평안남도, 강원도와 같은 중부지역에서도 모르핀 중독환자들이 속출하여 폐인이 되고 있지만 당국은 속수무책이라고 제보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굶주리는 판에 다른 나라에서는 비싸게 밀거래되는 마약을 어떻게 구입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마약을 구입하기 대단히 쉬운 사회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공공연하게 마약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직접 지시로 시작된 아편 재배 – 일명 ‘백도라지 사업’

미국 국무부는 지난 3월 4일 발표한 연례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INCSR)를 통해 “북한 정부가 그 동안 정부 또는 지배계층이 필요로 하는 외화를 얻기 위해 마약거래 등 불법행위를 후원했다는 견해가 있다”면서 “이는 확실하지는 않지만(not certain) 개연성이 있는(likely) 견해”라고 밝혔다.

실제 지금까지 국제사회에 적발된 북한의 마약 밀매 사례를 보면 어김없이 북한의 외교관이나 정부기관원이 개입되어 있고 군용 순찰함이 동원되는 등,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가 명백히 보인다.

유엔마약범죄국(UNODC)은 매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헤로인 생산과 밀거래의 중심국가로 지적하고 있고, 세계 마약류 통제기구인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도 북한을 각성제인 메스암페타민의 주요 생산국으로 지목하고 있다.

굳이 이러한 발표가 아니더라도 탈북자들에게 ‘백도라지 사업’에 대해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북한에서는 아편을 재배하는 사업을 ‘백도라지 사업’이라고 하며, 김정일의 직접 지시에 의해 1992년부터 대대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생산한 마약은 국가의 정책적 사업으로 밀수출해 왔지만 국제사회의 통제 때문에 전량을 처리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북한 주민들의 마약 중독은 이렇게 누적된 마약이 주민들에게 유출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1) 당 기관의 아편생산량 = 1톤 이상 추정

북한에서 아편생산의 핵심조직은 당 기관과 군부이다.

당에서는 중앙당 재정경리부 39호실 산하 지방외화벌이 기관인 ‘5호관리부’가 아편생산과 처분을 담당한다. 39호실은 김정일의 개인자금을 마련하는 외화벌이 기관이다. 각 도당(道黨) 39호실에서는 중앙당 39호실의 지시를 받아 지역의 특성에 맞는 외화벌이 물자를 생산 수집하도록 시, 군당위원회에 지시한다.

이것은 다시 산골지역 시, 군 5호관리부에 ‘백도라지 생산계획’으로 하달된다. 예를 들어 평안남도에서는 양덕군, 신양군, 맹산군, 북창군, 녕원군, 대흥군, 회장군, 성천군, 덕천시 등 산간지역에 아편생산 계획을 하달한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은 각 시, 군 5호관리부에 ‘100만 달러의 외화벌이 원천기지’를 조성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 개의 ‘원천기지’에서 100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품목을 생산해서 바치라는 것이다.

특별히 고가의 생산품이 없는 산간지역에서는 아편이 가장 큰 외화 원천이 된다. 그래서 북한의 산간지역은 대개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다. 그럼 대체 북한 내에서 생산되는 아편의 양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일반적으로 원천기지에서의 양귀비 재배 면적은 10~15정보(3~3.5ha) 이상이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평안남도 지역은 110~165정보(33~38.5ha) 이상의 면적에서 양귀비를 재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보통 1정보(0.3ha)에서 생산되는 아편량은 1㎏에 해당된다. 따라서 한 개의 원천기지에서 10㎏ 이상의 아편을 생산하게 된다.

그렇다면 평안남도 지역에서만 110~165㎏ 이상의 아편이 생산되는 셈이다. 다시 이것을 북한 전역으로 확대해보자. 황해남도, 황해북도는 평야지대이므로 제외하고 나머지 7개 도에서만 아편을 생산한다고 해도 북한 전역에서 생산되는 아편은 770~1,155㎏(7개 도*110~165㎏) 정도가 된다.

이 계산치는 평안남도에서 생산되는 아편의 양을 표본으로 한 것으로, 산간지대가 많은 양강도, 자강도, 함경북도는 양귀비 재배에 더욱 매달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해볼 때 실제 생산되는 아편의 양은 더 많을 것이다. 어림잡아 1,000㎏(1톤) 이상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것은 39호 산하 5호관리부, 즉 당 기관에서만 생산하는 양을 말한다.

(2) 군부의 아편생산량 = 1.8톤 정도 추정

▲ 시드니 공항에서 호송되는 북한 선적의 봉수호 선원들. 50kg의 헤로인 밀반입을 도운 혐의로 호주 당국에 체포되었다. <출처:연합>

그러나 아편생산은 당 기관뿐 아니라 군부에서 더욱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인민무력부는 크게 3개의 외화벌이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양귀비 재배는 기본적으로 인민무력부 25총국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무력부 25총국은 지구별로 편성되어 있으며 각 도마다 하부 부서를 두고 있다.

▲제1지구 : 함경도 지역 ▲제2지구 : 양강도, 자강도 지역 ▲제3지구 : 평안도 지역 ▲제4지구 : 강원도 지역 ▲제5지구 : 평양시, 남포시 지역 ▲제6지구 : 황해도, 개성시 지역

북한에서는 감자농사가 잘되는 곳에서 양귀비 재배도 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총국 각 지구마다 이런 지역을 선택하여 대대적인 아편 생산을 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개 지구당 한 개 리(里) 이상의 양귀비 재배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 한 개 리의 경작지 면적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산간지역에서는 보통 400~500정보(120~150ha)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생산되는 아편은 400~500㎏이 된다.

제1지구에서 아편을 생산하는 것처럼 다른 제2, 3, 4지구에서도 아편을 생산한다고 할 때(제5, 6지구는 양귀비를 재배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그 양은 대략 1,600~2,000㎏ 이상이 된다. 결국 인민무력부 25총국에서는 1,600~2,000㎏, 평균적으로는 1,800㎏(1.8톤)의 아편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3) 지방기관 자체 아편 생산량 = 2.3톤 정도로 추정

소규모이긴 하지만 북한의 지방 외화벌이 사업소와 협동농장들에서도 양귀비를 재배한다. 여기서 생산된 아편은 5호관리부에 판매되는 형식으로 집결된다. 각 단위 재배지로서는 소규모이지만 전국 각지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 역시 만만치 않은 양이다.

외화벌이 사업소는 5호관리부와 마찬가지로 각 시, 군에 한 개의 기업소를 두고 있다. 이는 행정위원회 소속으로 지역의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아편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아편을 5호관리부에 넘기면서 각종 생활용품과 맞바꾸기 때문이다.

북한의 산간지역에는 100여 개의 시, 군이 있으며, 그 한 개 시, 군은 다시 13~15여 개 리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개 리마다 양귀비 재배지가 하나씩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곳에서의 아편 생산규모는 1~2정보(0.3~0.6ha)로 1~2㎏에 해당된다.

이렇게 외화벌이기관, 협동농장에서 생산되는 아편을 추산해보면 대강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시, 군 협동농장에서 생산하는 아편
100개 시, 군 * 13~15개 리 * 1~2㎏ = 1,300~3,000㎏ (평균 2,300㎏)
▶ 시, 군 외화벌이 사업소에서 생산하는 아편
100개 시, 군 * 1~2㎏ = 100~200㎏ (평균 150㎏)

이것을 모두 합치면 1,400~3,200㎏의 아편이 생산된다. 평균치로는 2,300㎏에 해당된다. 이것은 해당 관할 구역의 5호관리부로 들어간다. 따라서 중앙당 39호실에 집결되는 아편량은 위에서 추산한 5호관리부의 평균 생산량 1,000㎏과 지방의 외화벌이 기업소, 협동농장의 생산물을 입수한 2,300㎏을 합쳐 대강 3,300㎏으로 추산해볼 수 있다.

북한 전역 아편 생산량 = 5.1톤 추정

이제 최종적으로 북한에서 생산되는 아편량을 종합, 추산해 보면 중앙당 39호실에 집결되는 아편 생산량(2,170~4,355㎏)과 인민무력부 25총국으로 집결되는 아편 생산량(1,600~2,000㎏)을 합쳐 3,770~6,355㎏쯤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평균으로 치면 5,100㎏이다.

이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아편의 생산가격은 국제사회의 감시 정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예를 들어 세계 제1의 아편 생산국가는 아프가니스탄인데, 탈레반이 집권한 후 종교적 규율에 반하는 아편 생산을 강력 단속, 처벌하자 생아편의 가격이 10배 이상 뛴 적이 있었다.

또한 세계 대륙별, 지역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북한이 아편 밀수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입 규모를 정확히 추산해내기는 대단히 어렵다. 부침(浮沈)이 심할 것이다.

일단 남한의 아편 밀거래 가격에 비추어보자. 한국 <마약퇴출운동본부>의 2003년 4월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적발된 생아편의 소매가격은 1g에 1만 원, 경기도 성남에서 적발된 생아편의 소매가격은1g에 3만 원이었다.

이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만약 북한에서 생산된 아편이 전량 남한으로 밀수되었다고 가정하면 적게는 377~1,131억 원 (3,770㎏ * 1~3만 원), 많게는 635.5~1,906.5억 원(6,355㎏ * 1~3만 원) 어치에 해당한다. 이것을 평균치로 보면 1,271억 원, 달러로 환산하면 약 1억 달러 수준에 도달한다.

마약밀매로 인한 북한의 연간 수입액 = 최소 1,000만 달러 이상

물론 마약은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음성적 유통과정을 거치며, 그 과정에 기본적으로 원가의 5~10배, 특별한 경우에는 100배까지 가격이 뛰어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위에서 계산해 본 생산량과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북한이 연간 아편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을 계산해 보면 대략 1,000~2,000만 달러 정도라고 큰 폭의 범위 안에서 추정해 볼 수 있다,

2003년 6월 한국은행이 북한의 경제규모를 추산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북한의 GNI(실질국민총소득)은 170억 달러이다. 물론 북한 경제와 관련된 한국은행의 통계는 은폐되어 있는 제2경제(군수경제)와 김정일의 비밀금고 등을 추적하지 못하니 상당부분 과소 평가되어 있거나, 북한이 대외선전용으로 내놓는 자료 등을 토대로 하다 보니 어떤 측면에서는 과대 평가되기도 한다.

여하튼 북한의 전반적 경제규모에 비추어볼 때 최소 1000만 달러라 하더라도 북한의 아편재배는 상당한 외화벌이 원천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북한은 아편뿐 아니라 헤로인, 각종 각성제 및 최음제까지 제조, 판매하다 적발된 바 있으니 마약이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우리의 상상 이상일 것이다.

지난해 6월 이집트 카이로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 2명이 신경안정제 알약 15만 정을 운반하다 적발돼 추방된 적이 있다. 또 12월에는 불가리아 주재 외교관이 터키에서 최음제(캡타곤) 50만여 정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미 국무부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INCSR)는 이 캡타곤이 시장에서 팔릴 경우 700만 달러(약 70억 원)어치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마약 밀매로 벌어들인 돈 = 김정일 사치 향락 자금

여하튼 이렇게 해서 들어온 수입이 인민경제를 위해 쓰인다면 어느 정도 양해가 가능하겠지만, 수입의 전액이 김정일의 비밀금고로 들어간다는 점이 비극 중의 비극이다. 마약밀매로 인한 자금은 국가 예산으로 한 푼도 쓰이지 않고 오로지 김정일 일가의 사치 향락생활을 위한 ‘원천’으로 쓰이고 있다.

김정일의 사치 향락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청소년을 비롯한 주민들이 아편 재배에 동원되고 있으며, 저장되어 있는 마약의 일부가 흘러나가 북한 주민들 가운데 마약중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북한은 현재 어떠한 형태의 국제마약통제조약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

The DailyNK 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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