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근 방미 마치고 ‘말없이’ 귀국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국장이 10박11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리 국장은 이날 숙소인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따돌린 채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를 이용해 공항으로 향했고 공항에서도 취재진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은 채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리 국장은 뉴욕 JFK 공항을 출발,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편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리 국장은 지난 23일 뉴욕에 도착, 이튿날인 24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와 비공식 회동을 하고 26-27일 샌디에이고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와 30일 뉴욕의 북한관련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기자들의 질문에 “(방미 일정) 끝나고 얘기하자”고 하는 등 밝은 표정이었던 리 국장은 귀국길에 오른 이날은 일부러 기자들을 피해 말없이 떠났다.

맨해튼 숙소에서는 취재진이 호텔 정문 앞에서 기다렸지만 리 국장은 호텔과 통해 있는 식당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가 북한 방미 대표단의 짐을 싣고 도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밴에 올라타고 공항으로 출발해 기자들을 따돌렸다. 리 국장이 승용차가 아닌 밴을 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기자들의 허를 찌른 것이다.
리 국장의 이런 모습은 방미 결과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리 국장은 뉴욕과 샌디에이고에서 성 김 특사와 비공식 접촉을 통해 꽤 오랫동안 얼굴을 맞댔고, 이 과정에서 북.미 대화 및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문제 등과 관련한 속내를 드러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당장 미국 측으로부터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보다는 물밑 탐색전 정도를 벌였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리 국장이 샌디에이고에서 뉴욕으로 돌아온 뒤 성 김 특사와 추가 접촉을 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달리 더 이상의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해 “우리가 도달한 결론은 당사자들인 조미(북미)가 먼저 마주앉아 합리적인 해결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에 대해 북미간 양자회담에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즉 미국과 회담을 해보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자신들이 밝힌 만큼 이제 미국 측이 결정을 내리라는 압박으로, 이번 리 국장의 방미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리 국장의 방미와 관련해 “이 접촉은 조미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이 아니었고 따라서 접촉에서는 조미대화와 관련되는 실질적인 문제가 토의된 것이 없다”고 주장해 리 국장의 방미에도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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