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근 방미…위폐 문제 공식 논의

북미 위폐논의 진통 예상…돌파구·우회로 마련될 수도

위폐 공방으로 교착에 빠진 북핵 논의가 북한의 리 근 외무성 미국국장의 방미를 계기로 재개의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애덤 어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다음 달 7일 뉴욕에서 북미가 접촉을 갖고 위폐문제를 논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 국장의 방미를 통해 회담 재개의 걸림돌인 위폐문제와 관련, 돌파구 또는 우회로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북미 접촉을 지원하기 위한 주변국의 외교 노력도 지속된다.

청와대에 신설된 북핵 컨트롤 타워 격인 송민순(宋旻淳)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23일 미국을 방문해 카운터 파트인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현재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임 천영우(千英宇) 6자회담 수석대표도 이르면 다음 주부터 미.중.일.러 4개국 순방에 나서 회담 재개를 위한 정지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송 실장의 방미 협의와 천 수석대표의 관련국 순방을 통한 협의과정에서 6자회담의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주최국인 중국에서 다음 달 5일 개막될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종료되는 3월하순부터 4월초까지가 회담 개최의 ‘적기’로 보고 있다.

이 때 열릴 지 그렇지 않고 더 늦어질 지는 현재로선 관측하기 어렵다.

일단 리 국장의 방미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리 국장의 방미에서 기존의 반목이 재연된다면 원점 회귀가 불가피하겠지만, 일정 수준의 ‘접점’이 찾아진다면 회담의 조기 개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로선 ‘접점찾기’는 그다지 쉽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미 행정부가 위폐 공세의 효과가 ‘예상외’로 크다고 보고 압박의 강도를 높여 북핵문제까지 풀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보이면서 그 고삐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북한은 위폐문제로 수세에 몰리기는 했지만 이 것과 북핵과의 연계를 포기할 뜻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리 국장의 방미 때 ‘정치’ 회담을 희망하고 있으나 미 행정부는 ‘기술전문가’ 논의, 나아가 협상이 아닌 브리핑을 해준다는 입장이어서 의견 접근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11월 제5차 1단계 6자회담 종료 후 북한은 위폐문제와 그에 따른 대북 금융제재 해결을 위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간 회담을 요구했으나 미 행정부는 “불법행위에 대한 협상은 없다”며 거절한 바 있다.

또 리 국장의 방미로 “왜 하필 ‘9.19 공동성명’ 채택 직후 위폐문제를 제기했느냐”는 북한의 대미 불신이 해소될 지도 관심거리이다.

북한은 대북 경수로 제공 불가라는 일관된 원칙을 견지해 온 미 행정부가 6자회담 구도에 말려 공동성명에 “경수로 제공 논의” 문구에 합의했고, 뒤늦게 이를 원천 무효화하기위해 위폐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위폐문제는 경수로를 먼저 지어달라는 북한의 주장을 봉쇄하기 위한 미국의 카드”라고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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