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근 국장, 내달 7일 美 실사방문”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인 다음달 7일 대표단을 이끌고 뉴욕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이후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방향을 탐색하기 위한 ‘실사 방문’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번 방문을 통해 리 국장은 미북 현안에 관한 강연도 하고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정부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RFA가 28일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 소재 비정부 기구인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함께 북한 대표단을 공동으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 전미외교정책위원회(NCAFP)의 한 관계자는 이 방송을 통해 “북측 대표단과 미국 측 인사들과의 회동이 끝난 뒤 간략한 기자 회견이나 언론 발표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Don Gregg) 코리아 소사이어티 명예회장은 북한 대표단의 방미와 관련 “아주 긍정적인 방문”이라면서 “국무부도 이번 방문에 큰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북한 대표단과 대화를 가질 것으로 본다. 그런 다음엔 민간 인사들이 북측 대표단과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어 “국무부 측이 북측 대표단과 양국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화를 가질 것으로 본다”면서 “북측 대표단의 이번 방문을 ‘실사 방문’(fact-finding visit)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리근 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의 미국 방문 사실을 거듭 확인하면서도, 뉴욕에서 있을 미북 양측 모임에 대한 국무부 관리의 참가 여부와 관련해 “현재로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방송은 그러나 미국 국무부에선 성 김 국무부 북핵담당 대사가 리근 국장을 상대해온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성김 특사가 나설 것이란 관측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성김 특사는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하순 중국 베이징에서 리근 국장을 만나 북핵 검증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8월 중순 재회동을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뉴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리근 국장에 대한 초청장은 이미 오래전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간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핵협상이 잘 풀리면서 지금은 국무부 최고위선에서 리근 국장의 미국 방문이 성사되길 바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리 국장의 미국 방문에 국무부의 ‘의중’이 담겨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리근 국장은 지난 2006년 7월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 국무부가 입국비자를 내주지 않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