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발사’ 증시에 타격 줄까

장거리 미사일로 의심되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로켓 발사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북한이 예고한 로켓 발사(다음달 4∼8일 추정)가 임박한 가운데 최근에는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발사대에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실제로 창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한반도 디스카운트를 촉발할 가능성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으나 과거 북한 변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로켓이 발사돼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양상을 보이는 만큼 하락기에 변동성을 확대하는 단기 악재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로켓 발사가 증시의 추세적 방향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는 과거 북한의 돌발 변수가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이 극히 미미했다는 경험이 반영돼 있다.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포함해 스커드, 노동미사일 등 단ㆍ중ㆍ장거리 미사일 수발을 아무런 예고 없이 동시 다발적으로 동해 상으로 발사했던 2006년 7월 5일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5포인트가량 떨어졌지만 결국 0.4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는 이튿날인 7월6일에도 1.24% 내렸지만, 미사일 발사 사흘째인 7일에는 0.79% 올라 북한 악재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당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은 40초간 정상비행을 하다 공중에서 부러져 발사대에서 2㎞ 이내 거리의 해안가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994년 7월8일(금요일)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나서 처음 열린 7월11일(월요일)에도 국내 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0.79% 떨어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10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주관심사로 떠올랐을 때도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전날 뉴욕증시의 급락 등으로 하락출발했지만 0.72% 오른 채 마감했다.

북한의 예고로 로켓 발사가 시장에서 ‘돌발 변수’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지 않고, 로켓을 발사하더라도 미국 등이 요격에 나서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될 가능성이 준 것도 ‘낙관적’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미사일을 요격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반대한다”고 밝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북한 변수가 불안을 키워 원·달러 환율 등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상당히 안정되고 있어 북한 변수가 끼어들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변수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은 숱한 경험으로 시장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번 로켓 발사 문제 역시 이미 예고된 상황이고, 로켓 발사로 새로 출발한 미국과 북한이 극한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증시가 최근 많이 올라 조정을 받을 시점에서, 주가 조정의 빌미 정도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도 “북한 변수가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과정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는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여느 때와 좀 다른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비록 가능성은 작지만,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국지전 발발 등 물리적 충돌이 현실화되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인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부각되면서 국내증시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