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발사 반응 ‘친북세력 경계선’ 명확히 그어

한국사회에서 ‘친북세력’의 범위를 놓고 다양한 잣대가 사용되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좌파일반을 친북세력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나, 지난 총선을 앞두고 ‘종북주의’를 반대하며 민노당에서 나온 진보신당 그룹처럼 김정일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좌파들도 적지 않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시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처럼 북한인권문제를 보는 시각 또한 좌파 내에 침묵 모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진보로 통칭되는 세력내의 일부는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 않을 뿐, 김정일 체제가 상식을 벗어나 있다고 의심한다.

김정일 정권의 존속을 바란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친북이라고 규정하기도 어렵다. 국민들내에서 북한체제의 붕괴가 가져올 혼란을 우려하여, 김정일 정권의 유지를 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대북포용정책이 북한체제를 안정시킨다는 논리를 믿고 싶어 한다.

친북의 명확한 경계선을 긋는 어려움을 이번 북한의 로켓 발사가 명쾌하게 해결해주었다. “민족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매우 반가운 일로 동포애적 견지에서 진심으로 축하한다.”(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조선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성 발사국으로써 과학기술력을 전 세계에 자신 있게 과시했다”(범민련), “인공위성 발사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평통사) 등이 그것이다.

북한 관영매체의 주장처럼 들리는 이들의 북한 로켓 발사의 찬양은 참으로 이색적이다. 대북이슈가 등장하면 대체로 이념적, 정파적 논란이 벌어져왔던 한국사회에서 북한 로켓발사의 반대론은 오랜만에 국민다수의 일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북포용정책을 당론화하고 있는 민주당도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고, 참여연대도 군사적 대응을 반대한다는 주장과 동시에 북한의 행위에는 우려를 표시하였다.

한편 친북노선을 고수해온 민노당은 “(북한의)우주공간에 대한 평화적 이용권”을 옹호하면서도 “북한의 인공위성발사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모든 정치 군사적 발언과 조치들이 과연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조언(?)성 비판을 덧붙였다.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야하는 현실정치세력의 속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북한의 로켓발사를 지지하는 행위는 무엇보다도 북한주민들에 대한 큰 모독이다.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이 들어가는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진보신당의 주장이 문제의 핵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들 친북세력은 북한주민들의 생존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김정일 정권 추종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어떤 효과를 기대하며 이런 성명을 냈는지 궁금한데, 국민들에게 자신들의 주장을 전파하려는 의도는 매우 약해 보인다.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면 고립을 자초하는 선택보다는 차라리 민노당식의 우회적 북한 옹호가 더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김정일 정권이 이 성명을 읽어주고 평가해주기를 바랬을 수 있다. 그동안 김정일 정권은 한국내 친북세력의 사기를 높이는 것을 이런 군사적 시위의 목적 중의 하나로 삼았었는데, 이번에도 친북세력과의 소통이라는 작은 성공은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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