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버트 박 석방 결정 “용서키로”

북한은 5일 지난해 12월 24일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무단 월경한 북한인권운동가 로버트 박(한국명 박동훈, 28세) 씨를 석방 결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월북 당시 박 씨는 김정일과 북한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편지를 소지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박 씨에 대한 북한 당국의 신병처리 문제가 주목돼 왔다.


중앙통신은 이날 “해당 기관에서 북부 국경을 통해 우리나라에 불법 입국하였던 미국 공민 로버트 박을 억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조사 결과 미국 공민은 조선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들어오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석방 사유에 대해 “자기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심심하게 뉘우친 점을 고려해 해당 기관에서는 관대하게 용서하고 석방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해당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기간 본인의 제기에 따라 기자회견을 가졌다면서 “그는 기자회견에서 서방에서 떠드는 낭설에 현혹되여 결국은 범죄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박 씨는 무단 월북한 이유에 대해 “‘비밀나라의 아이들’, ‘서울행렬차’를 비롯한 서방의 영화들과 출판보도물들은 조선에 있지도 않은 ‘인권침해행위’와 ‘대학살’ 그리고 조선그리스도교인들의 ‘혹심한 고통’ 등에 대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며 “이러한 허황된 외곡선전을 그리스도교인인 나로 하여금 조선에 대한 심한 편견을 갖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국경을 비법적으로 넘어서는 순간 범죄자인 나를 대하는 군인들의 태도에서 생각을 달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군인들만이 아니라 공화국에서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나를 친절하게 대해 주었으며 인권을 보호해 주었다”면서 “나는 이렇게 너그러운 사람들을 아직 보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내가 공화국에서 체험한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은 서방에서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조선에서 신앙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고 있는 것”이라며 평양 봉수교회에서 예배에도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예배에서 북한 여러 지역들에서 전도가 진행되고 있고 교인들이 성경책을 읽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자신의 잘못된 이해와 행동에 대해 북한에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북한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조선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체험한 제반 사실들을 정확히 알려주어 그들이 옳은 인식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와함께 그리스도교인으로서 조선반도에 통일이 이루어지고 평화가 하루빨리 깃들도록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했다.


앞서 북한은 박 씨의 무단 입북 사건 발생 5일만에 “해당기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박 씨의 억류 사실을 공식 확인한 이후 침묵을 지켜왔다. 북한의 이번 석방 결정은 입북 40여일만으로 북한 당국의 신속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중국 삼합에서 두만강을 건너 함경북도 회령시에 진입한 박 씨는 이후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평양으로 호송돼 조사를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한편 북한의 이번 석방 결정은 지난해 3월 북중 국경지역을 취재하던 중 중국 경비대에 체포됐었던 미국 커런트TV 기자인 유나 리와 로라 링 억류 때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미 여기자 억류는 빌 클린턴 미 전 대통령의 평양방문까지  만들 수 있었지만 박 씨의 경우는 미 행정부가 석방 협상에 나서지 말 것을 요구하며 자진 입북했다는 점에서 미 행정부를 상대로 활용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 체제 선전용으로 최대 활용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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