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살라미전술..핵포기 험난 예고

북한이 핵무기 및 플루토늄의 포기에 앞서 핵시설을 폐기하는데 대한 보상을 따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3단계 핵포기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9일 한 강연에서 “북한은 3단계 이전에 1∼2개의 단계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를 하나의 단계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를 지난 12일 종료된 베이징 북핵 6자 수석대표회의에서 밝혔지만 핵시설 폐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보상을 원하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핵포기 단계를 최대한 잘게 자르고 각 단계마다 보상을 요구해 핵포기 기간은 최대한 늘리고 보상은 극대화한다는 특유의, 이른바 `살라미 전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말 제출한 핵프로그램 신고서에서 핵시설과 플루토늄 관련 사항만 담은 채 핵무기와 관련된 상세내용은 적시하지 않아 핵무기는 다른 사항과 분리해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반해 한국과 미국 등은 핵시설 폐기와 플루토늄 및 핵무기의 해외반출 등을 하나의 단계로 일괄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3단계 협상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가 최근 3단계를 `폐기’가 아닌 `포기’라고 언급하는 것도 `폐기’는 핵시설이나 장치를 허물어버리는 것으로 한정될 소지가 있어 모든 핵프로그램과 핵무기 등을 없앤다는 의미로 `포기’를 사용한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외교 소식통은 29일 “북한이 핵포기 단계를 최대한 분리해 대응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돼 왔다”면서 “이는 어디까지나 북한의 생각으로, 나머지 5개국이 이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수로 제공문제도 핵포기 단계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이날 강연에서 “먼 훗날 북한이 독자적인 의무조건을 다 이행한 뒤에 이(경수로) 얘기가 나와야 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핵 투명성을 확보한 뒤에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한 뒤에야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9.19공동성명에는 경수로 제공문제에 대해 `적당한 시점에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한다’고만 돼 있을 뿐 구체적인 시점은 적시돼 있지 않다.

하지만 1차 북핵위기 당시 북한의 입장에 비춰볼 때 북한은 `핵포기 협상과 경수로 제공논의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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